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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인지… 병동인지…/한보비리 항소심 희한한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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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인지… 병동인지…/한보비리 항소심 희한한 풍경

입력
1997.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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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 4명 휠체어­업혀 입정28일 한보그룹 특혜비리사건 항소심 첫 공판이 열린 서울고법 417호 법정은 병동을 방불케 했다. 황병태 정재철 김우석 피고인이 환자복 차림에 휠체어를 타고 입정했다. 이어 정태수 피고인이 법정경위에게 업혀 나타났다. 방청석에서 『법정이냐, 병동이냐』 『현직에 있을 때의 내로라하던 기세는 어디갔느냐』는 비아냥이 흘러나왔다. 가족 등 친지들의 표정은 안타까움이 역력했다.

악성당뇨병 협심증 고혈압 등 10여가지 병으로 한양대부속병원에서 치료중인 정재철 피고인은 검찰 직접신문에 답변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며 때때로 오른 손을 부들부들 떨기도 했다. 협심증과 우울증으로 삼성의료원에 입원치료중인 김우석 피고인은 재판 중 휠체어에 몸을 늘어뜨린 채 거의 미동조차 않았다. 김피고인은 1심선고 이후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극도의 신경쇠약 증세를 보이다 26일에는 병실에서 졸도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태수 피고인은 이날도 『기억이 없습니다』 『모릅니다』 등이 적힌 카드로 답변을 대신했다. 검찰이 『기억상실증 진단을 받았느냐』고 묻자 『최근 열흘동안 설사와 구토로 체력이 떨어져 기억력이 쇠했다』고 변호인을 통해 답변했다. 변호인측은 『정피고인이 최근 가족면회도 못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했다』며 『다른 피고인들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데 자신만 구치소에 남아있는데 대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고 전했다.

피고인들중 유일하게 구속집행정지로 풀려난 황병태 피고인은 다른 환자피고인들과는 달리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대출청탁을 한 적이 없다』며 적극적으로 자기변론을 펼쳤다.<이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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