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젤·비누 등 목욕용품 판매/월 1,000만원 매출 200만원 순익올해들어 거리가 정비된 서울 신천역 먹자골목에 가면 주변과 어울리지 않게 산뜻하게 차려진 가게 한군데를 발견할 수 있다. 목욕용품만 전문으로 파는 「바디네트」 신천점(02―417―0371)이다.
이 가게 주인 고인규씨는 나이 서른 둘의 젊은 사장이다. 처음부터 직장생활에는 관심이 없어 장사를 하겠다고 생각했던 고씨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강북구 번동에 비디오가게를 차렸다. 영화에 꽤 관심이 있던터라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했던 것도 잠깐. 하루에도 십여편씩 쏟아지는 비디오를 일일이 보는 일이 지겨워진데다 근처에 대형 매장을 차리고 들어서는 다른 비디오 대여점 때문에 가게를 꾸려나가기가 자꾸 힘들어졌다.
그래서 5년만에 그 사업을 접고 지난해말 새로 시작한 것이 바디네트다. 고씨는 이 가게를 열기 위해 지난해초 비디오대여점 문을 닫고 1년 가까이 고심했다. 외식사업을 비롯해 한창 소개되는 여러 사업을 알아봤지만 앞을 내다보는 투자가 아무래도 낫겠다고 결론 내렸다.
『곧 바뀔 몇 안되는 생활문화 중에 하나가 목욕문화』라고 주장하는 고씨는 『우리나라도 1인당 국민소득이 1만2,000달러정도에 이르면 목욕용품을 애용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모가 먹자골목에서 10년 넘게 운영하던 한식집을 개조한 지금의 점포는 매장 실평수가 9평. 보증금 2,300만원에 권리금은 2억 가까이 들었다. 하지만 부모가 95년 재계약한 임대료가 그대로 유지됐기 때문에 고씨가 돈을 따로 내지는 않았다.
인테리어비용은 모두 2,500만원 정도. 이 가운데 고씨가 1,500만원을 부담했고 본사(02―601―7031)에서 「2년 이상 영업을 계속한다」는 조건으로 1,000만원을 지원했다. 여기에 영업보증형태로 3,000만원의 부동산을 담보로 냈고, 초기 물품비로 2,000만원이 들었다. 옷가게처럼 본사의 물건을 대신 팔아 이익을 나눠갖는 형태지만 의류매장의 경우 대부분 초기물품비가 없는데 비해 바디네트는 일단 초기물품비를 내고난 후 가게 문을 닫을 때 재고품을 본사가 전량 인수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마네킨과 제품전시를 위한 철골 구조물 설치비용으로 150만원이 들었다.
7개월 남짓 운영했는데 한달 평균 매출은 1,000만∼1,500만원. 고씨가 갖는 판매마진은 매출의 40%정도로 여기서 건물임대료(105만원) 인건비(70만원) 공과금(30만원) 등을 빼면 수익은 200만원남짓 된다.
바디네트에는 샤워젤 목욕가운 수건 목욕스펀지 향수 비누 방향제 등 목욕·미용과 관련된 제품이 두루 있다. 고씨는 『아직 소비층이 넓지 않은데다 최근 불황 탓으로 수익은 좋은 편이 아니다』며 『하지만 앞을 내다보고 차릴 수 있는 몇 안되는 업종중 하나일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김범수 기자>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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