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등거리」 중 입김 주목지난해 4월 김영삼 대통령과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이 한반도 4자회담을 제의한 이래 4자회담의 당사자인 남북한과 미국 중국의 관계자들이 28일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였다. 비록 내달 5일 열리는 예비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의 차원이지만 4개국 당사자가 한 테이블에서 공식적인 대화를 갖는다는 것은 4자회담의 성사를 향한 첫 수순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날 접촉은 지금까지 남북한 및 미국간에만 있어왔던 3자 접촉과는 달리 중국이 처음으로 참여했다는데 적지않은 의미가 있다.
사실 중국은 미국 북한과 함께 53년 맺어진 정전협정의 한 당사자다. 때문에 일시적인 휴전을 위한 정전협정을 항구적인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문제를 논의하는데 중국이 참여하는 것은 당연할 수 있다.
정전협정을 부인하고 있는 북한은 그동안 한국을 배제하고 미국과의 양자대화만을 고집하다 2월 처음으로 남북한 및 미국이 참여하는 3자 접촉을 수용한데 이어 이번에 중국의 참여까지 인정한 것이다. 북한은 예비회담의 개최에 동의하기전까지도 『남한은 미국 중국과 수교하고 있는데 북한은 여전히 미국과의 수교는 커녕 경제제재 등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며 「선 대미관계 개선」을 요구했었다.
4자회담 제의가 있자마자 동의입장을 표시한바 있는 중국은 그동안 4자회담을 위한 일련의 접촉과정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한국 및 미국측과 꾸준히 사태진전에 대해 논의를 계속해왔다. 하지만 남북한에 대해 등거리자세를 취하고 있는 중국이 앞으로 4자회담의 성사까지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는 아직 미지수다. 「한반도의 평화안정」에는 원칙적으로 같은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한반도 문제를 보는 중국의 이익과 시각은 한국 및 미국과는 엄연히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워싱턴=신재민 특파원>워싱턴=신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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