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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출연/상품 홍보효과 떨어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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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출연/상품 홍보효과 떨어뜨린다

입력
1997.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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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 내용보다 스타모델만 기억요즘 국내 광고 가운데 소비자를 가장 짜증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열명 가운데 일곱여덟 사람은 유명 탤런트의 광고 중복출연을 들 것이다.

신선한 마스크로 눈길을 끈 여자 탤런트 김지호는 최근 1, 2년 사이 롯데제과, 태평양화장품, LG전자 등 10여개 광고에 잇따라 출연했다. 깨끗한 이미지가 장점으로 꼽히는 배용준 역시 동양화장품, 하이트맥주, LG그룹 광고 등에 계속 나오고 있다. 이밖에 코믹한 분위기의 연기력을 자랑하는 박중훈, 독특한 건강강의로 갑자기 인기를 끈 황수관 박사 등이 최근 대표적인 중복출연 광고모델이다. 심지어 9시 뉴스를 전후한 프라임타임에 같은 모델이 등장하는 광고가 대여섯편 잇따라 나와 광고를 보고 있다기보다는 무슨 모델 리사이틀을 감상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모델의 중복출연은 광고효과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대홍기획 마케팅연구소 이성학 기획팀장에 따르면 중복출연은 그 브랜드의 광고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제품이나 기업의 이미지를 더 나쁘게 만들 수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브랜드와 모델사이 연상작용을 약화시키는 간섭현상. 여기저기 중복출연하는 유명인을 모델로 이용하면 이미지가 분산돼 모델의 인지도만큼 브랜드가 알려지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또 광고모델이 너무 눈에 띄면 음영효과로 인해 광고내용보다 모델만을 기억할 가능성이 크다.

이 팀장은 『모델이 여러 광고에 중복출연할 경우 전문성과 신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져 있다』며 『특히 고급스런 이미지를 표현해야 하는 광고에서는 도리어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테면 여러 광고에 중복출연하는 모델을 대기업 이미지광고 등에 이용하는 것은 오히려 손해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모델이 비슷한 상품에 잇따라 출연할 경우 광고효과는 특히 떨어진다. 올해 1월 대홍기획 마케팅연구소가 서울의 남녀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광고효과조사」에 따르면 김지호가 등장하는 광고 가운데 LG전자 싱싱나라 냉장고를 기억하는 비율이 네번째로 높은 반면 비슷한 전자제품인 필립스전자밥솥광고의 회상비율은 11위에 그쳤다. 이팀장은 『필립스광고가 같은 상품군에 속하는 LG전자의 광고량 때문에 모델효과가 반감되었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롯데제과와 크라운제과가 비스킷제품에, 롯데제과와 동양제과 오리온이 껌 광고에 김지호를 모델로 쓴 것은 상호간섭으로 광고효과를 낮출 뿐 아니라 상표를 다시 기억하는데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참신한 표현으로 광고효과를 높이는데 애용되는 동물모델도 경우에 따라서 아무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 역시 중복 출연이 문제.

유제품광고에 거의 빠짐없이 등장하는 젖소는 제품과 연관성은 크지만 너무 상식적인 상징성 때문에 특정 브랜드를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한다. 따라서 젖소를 자주 보여주면서 이끌어가는 우유나 요쿠르트광고는 소비자들에게 그것이 유제품일 것이라는 기억 외에는 아무 것도 남기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팀장은 이밖에도 『제품의 특징을 상징하는 것보다 흥미유발형으로 동물모델이 사용될 때는 광고를 제품판매와 연결시키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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