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중순까지 중앙·지방서 14차례 대결/후보 동시출연 직접공방 토론회는 무산3당 대선후보가 28일부터 TV선거전의 대장정을 시작한다. 한국신문협회와 한국방송협회는 이날 신한국당 이회창 후보에 이어 29일 자민련 김종필, 30일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 순으로 사흘간 여야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를 개최한다. KBS, MBC, SBS 3사 공동주관으로 진행되는 토론회는 매일 밤 10시부터 1백분간 계속되며 전과정이 TV와 라디오로 전국에 생중계될 예정이다.
이번 토론회는 여야의 대선후보가 확정된후 처음 실시되는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하지만 각 후보에게 사흘간의 토론회는 서전에 불과하다. 각당과 신문·방송협회는 선거운동 직전인 11월 중순까지 후보마다 일반토론회 5회, 교양프로 출연 3회 등 전국 네트워크를 통해서만 8차례의 토론회를 갖기로 합의했다. 이 가운데 방송 3사가 공동주관, 동시에 중계되는 토론회는 28일부터 사흘간, 11월12일부터 사흘간 등 처음과 마지막 두 차례가 열린다. 여기에다 각 후보는 9월부터 부산, 경남, 대구·경북, 광주·전남북, 대전·충남북 및 강원 등 6개 지방을 돌며 각 1회씩 모두 6회의 토론회를 실시키로 했다.
결국 여야 후보는 앞으로 4개월여의 기간중 14차례나 TV카메라 앞에서 대결을 펼치게 되는 셈이다. 『대통령은 TV에서 나온다』는 말이 15대 대선에서 현실화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올만한 일정이다. 이미 3차례 실시된 TV토론회는 신한국당 경선 과정에서 그 위력을 드러냈다. 지명도와 조직·자금력이 열세인 군소후보가 단기간내에 부상하고, 유력후보가 우발적인 실수로 퇴락하는 불가측성이 TV선거전의 입증된 효과다.
앞으로 실시될 토론회는 지금까지의 「예선전」에 비해 형식과 내용면에서 많이 달라졌을 뿐아니라 영향력도 증폭될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특히 3사가 공동으로 실시하는 두 차례의 토론회의 경우 모든 채널이 한 토론회에 고정되면서 유권자들은 선택권 없이 화면에 나타나는 후보의 이미지를 주입받게 될 것같다. 또 토론회가 끝날 때마다 실시되는 각종 여론조사로 「판세」에 대한 투명성이 증가되면서 DJP연합을 비롯한 정치권의 이합집산도 크게 영향을 받게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영향력을 감안, 같은 패널리스트진이 3후보 모두를 상대하게 해 난이도차 문제를 보완했다. 또 토론회를 정책 질의 중심으로 진행할 계획이어서 정권재창출과 정권교체, 경제위기에 대한 해법, 대북식량 지원을 포함한 남북관계, 야권의 대선후보 단일화 가능성, 개혁입법의 방향 등 굵직한 정책이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대선에서도 대선후보가 동시 출연, 공방을 벌이는 진정한 토론회는 성사되지는 않았다. 이같은 점에서 아직 TV선거 문화가 만개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많다. 후보간 토론회는 방송사측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각 후보측에서 위험부담을 꺼려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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