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자료 싸들고 임기말 밑그림/당적 보유 8명 등 10여명 일단 대상/고 총리 교체여부 맞물리며 ‘유동적’김영삼 대통령이 26일부터 손명순 여사와 함께 대통령 전용 지방휴양 시설인 청남대에서 일주일간의 여름 휴가에 들어갔다. 지난 연말 노동관계법 파문에서부터 차남 현철씨 구속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노심초사했을 김대통령 내외에게는 모처럼 만의 휴식이다.
그러나 김대통령은 행사에 참석하지 않고 외부 인사를 접견하지 않을 뿐 거의 정상집무나 다름 없는 휴가를 보낼 것 같다. 별 다른 레저를 즐기지 않는 김대통령은 평소처럼 산책과 수영을 하는 시간 이외에는 정국구상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비서실은 개각 자료 등과 각종 보고서를 한 보따리 챙겼다고 한다.
김대통령은 청남대에서 당정개편의 시기와 내용을 결심하고 임기말 정국운용 방향과 대선 대책, 임기후 계획 등에 대한 대체적 윤곽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당정개편의 경우 26일 신한국당 주요 당직자가 일괄사표를 제출하기는 했으나 이번에는 개각만 이뤄질지 아니면 신한국당 당직과 함께 대폭적인 당정개편이 단행될지 현재로서는 점치기 어렵다는게 청와대 고위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개각은 일단 신한국당 당적을 가진 8명과 선거관련 장관을 포함한 10여명이 대상이나 고건 총리의 교체 여부와 맞물려 유동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총리는 그동안 별 잡음 없이 업무수행 능력을 인정받아 왔다. 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여권 일각에서 출신지역을 문제삼아 끈질기게 교체를 요구하고 있는데다 최근 이회창 신한국당 대표와도 이대표 아들 병역문제에 대한 국회 답변 때문에 껄끄러운 관계여서 바뀔지가 주목된다.
당적 보유 장관 중 강경식 경제부총리는 경제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한다는 차원에서 거의 유임쪽으로 결론이 났으며 강부총리는 당적이탈은 물론 의원직 사퇴까지도 개의치 않는다는 자세인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7명은 전원 교체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직 사퇴를 할 경우 그 다음 단계의 「선출직 자리」를 배려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들 외에 선거주무 장관인 강운태 내무장관도 경질 대상에 꼽히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개각은 내부 승진 보다는 외부인사에서 기용하되 전문성과 행정경험을 갖춘 즉시 가동인력 중에서 발탁한다는 원칙에 따라 인선을 하는 것으로 안다』며 『해당 부처 업무에 전혀 생소한 인사가 정치적인 이유 등으로 임명될 경우 얼마 남지않은 임기 동안에 제대로 일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도 이 때문에 청와대 전·현직 수석비서관들의 입각 여부를 두고 상당히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손태규 기자>손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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