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탤런트·도우미… 신데렐라 변신 꿈꾸며 자기가꾸기에 철저하다/내달 ‘모델채용박람회’ 참가예상 무려 3만명/‘스타의 꿈’은 어디까지?젊은이들은 여전히 신데렐라의 꿈을 좇는다.
이들이 꿈꾸는 현대판 신데렐라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세칭 「인기인」이다. 패션이나 CF모델, 비디오 자키(VJ), 탤런트 등의 연예인은 물론, 내레이터모델, 치어걸, 행사도우미 등 대중앞에 나서서 온몸으로 주목을 받을 수 있는 것이라면 우선 선망의 대상이다. 그러나 젊은이들은 한순간에 이같은 꿈을 이루어주는 「왕자」가 있다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행운을 기대하기 보다는 철저한 자기가꾸기를 통해 스스로 신데렐라가 될 자격을 갖추어 간다.
젊은이들이 압도적으로 인기인을 선호하는 데는 개성과 삶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그들 세대의 일반적 성향과 함께 TV 등 매스컴의 영향때문임은 말할 것도 없다. 게다가 무엇보다도 더이상 선천적인 외모가 결정적인 요건이 아니라는 점도 많은 젊은이들에게 「자신감」을 갖게 하고 있다.
「모델이 되려면 얼굴이 예쁘고 키가 커야한다」는 명제는 사라진지 오래다. CF모델은 외모보다는 제품컨셉에 맞아야하고 내레이터모델에게는 인상과 말솜씨가 중요해졌다. 또 가수나 VJ는 못생겨도 개성이 있고 실력이 있으면 된다. 국내 100곳이 넘는 모델학원에는 줄잡아 매년 1,000여명의 젊은이들이 몰리고 있다. 이들은 대개 프러덕션을 찾고 연기수업을 병행, 「상품가치」를 높이는 한편 각종 선발대회에 빠짐없이 참가하면서 기회를 노린다.
한국모델협회는 다음달 개최되는 「모델채용박람회」에 3만명 정도가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500여명정도가 참가하는 「도우미모델」분야는 응시자중 60%가 20대 학원장, 대기업의 대졸여직원 등 안정된 직장과 사회적 위치를 갖춘 커리어우먼들이다. 패션이나 CF모델분야에도 이같은 여성지원자들이 20%에 달한다.
현직 영양사이면서 올해 「수퍼엘리트모델선발대회」에 2차까지 진출한 바 있는 손선미(25)씨는 이번 대회에도 원서를 제출했다. 『편안히 직장생활하다 시집갈 수도 있지만 자신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모델로 활동하다가 방송에 진출하는 것이 제 꿈입니다』.
신데렐라의 꿈은 더이상 여성들만의 전유물도 아니다. 안정된 일자리를 가진 남성들도 대중의 선망어린 시선을 받는 자신의 모습을 꿈꾼다.
현재 전국의 모델학원 수강생 10명중 4명은 남자들이다. 또 이번 박람회 예상참가자의 20%에 달하는 6,000명정도는 남자들일 것으로 주최측은 내다보고 있다. 또 박람회에 원서를 접수한 성균관대 3학년 박해현(23)군은 『남자들도 튀고싶은 바람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김정일씨는 그러나 잘만하면 자기성공의 길로 연결되는 신데렐라의 꿈이 자칫 지나치면 젊음을 망가뜨릴 수도 있음을 우려한다. 『외적인 미의 개발을 통해서만이 자기 자신을 높일 수 있다는 무조건적인 신념, 모델이나 방송에 대한 10대와 20대들의 환상, 한번에 승부하는 도박과 같은 각종 대회들은 소모적인 젊음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유병률 기자>유병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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