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 남편을 따라 북한에 건너갔다가 그후 다시는 고향을 찾지 못하고 있는 북송 일본인처들. 최근 북한이 이들의 고향방문을 허용하겠다고 적극 나서 가족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인도적인 입장에서 북송 일본인처의 고향방문이 실현된다면 그것은 정말로 잘된 일이다.하지만 생각이 북송된 재일동포들에게까지 미치면 마음은 다시 무거워진다. 59년 북송사업이 시작된 이래 84년까지 약 9만3,000여명의 재일동포들이 「지상 낙원인 조국」 북한으로 보내졌다. 이들은 「순간의 선택」을 잘못해 평생을 후회하며 고통스럽게 살고 있다. 일본에 남겨진 이들의 가족들은 「오빠의 일가족」이 의문의 죽음을 당해도, 굶주리고 병든 친척이 『제발 여기서 구해달라』고 애원해도 속수무책으로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한다.
「조국의 지도자 동지」와 한자까지 같은 이름의 전 조총련 간부 김정일씨도 북송 재일동포의 가족으로 괴로워하고 있는 사람중의 하나이다. 30여년동안 조총련을 위해 헌신해온 그는 김일성을 진심으로 숭배하고 주체사상을 자랑스러워했다. 하지만 어느날 자신의 손으로 북한에 보낸 친척들의 참상을 눈으로 확인한 다음부터 그는 상심하기 시작했다. 오랜 고민끝에 결국 이달 초 「지상낙원의 조국」과 「조총련」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단체인 「민주무궁화회」를 조직하게 된 것이다.
그가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한 것은 80년. 꿈속에서만 상상해왔던 「위대한 조국」에서 오랜만에 친척들을 만난다는 생각으로 가슴이 부풀었던 그에게 삼촌등 북송된 친척들의 모습과 그들이 들려준 이야기는 매우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조국이 발전하면 상황이 좋아지겠지』라는 생각으로 그동안 무력하게 세월만 보내왔다. 100명에 이르는 북한내 친척이 「인질」이 되어 일본에서 「불순한」행동이나 발언은 생각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그는 지금 『이제는 북한의 모순을 이야기할 때이다.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으면 상황은 변하지 않는다』고 호소하고 있다. 북송된 재일동포를 고통으로부터 구출하기 위한 최초의 움직임일 것이다. 인도적인 차원에서 그들을 되돌아오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도쿄>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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