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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7.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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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어종 포획행사로 지난주말 팔당호반이 떠들썩 했다. 많은 주민과 공무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어부와 잠수부들이 블루길 배스 등을 잡았다. 5월에는 군인들까지 동원해 황소개구리를 박멸한다고 법석을 떨었다. ◆이런 갑작스런 호들갑은 「민물의 깡패」라는 외래어종과 개구리 때문에 우리 하천과 호소의 생태계 질서가 급속히 파괴되고 있기 때문이란다. 몸집이 크고 성질이 포악한 외래어종은 토종 물고기들을 마구 잡아먹고, 생태계 분해자 역할을 하는 강새우 등의 씨를 말려 강물의 부영양화를 촉진시킨다고 한다. ◆환경부 조사에 의하면 전국 79개 지역에서 외래어종의 서식이 확인됐다. 팔당호 대청호 같은 호수는 서식 물고기 개체수의 20%가 외래어종이다. 물고기는 물론이고 뱀과 참게까지 잡아먹는 황소개구리의 서식밀도는 이보다 더 높다고 한다. 우리 민물의 주인이 외래종 일색으로 바뀔 날도 멀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 지경이 된 것은 정부의 성급한 내수면 정책 때문이다. 수산청은 70년대 민물고기 자원을 늘린다고 생태계에의 영향은 안중에도 없이 수입어종 치어를 전국 하천에 방류했다. 농가소득 증대라는 깃발 아래 수요개발과 판로확보도 없이 황소개구리 양식을 장려, 초과양식된 개구리들을 하천에 쏟아넣었다. 여기에 방생도 한몫했다. ◆한두번의 전시성 행사에서 공무원과 주민들의 손으로 그 왕성한 번식을 억제할 수만 있다면 걱정할 일이 없을 것이다. 이제라도 이것들이 훌륭한 먹거리임을 홍보하고, 판로와 수출의 길을 열어줌으로써 다량포획을 유도하는 조치가 급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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