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방향따라 대선판도에 영향 행보 주시/2원집정부제 화두 독자세력 구축의도 표명정치권이 포항북 보궐선거에서 낙승한 박태준 전 민자당최고위원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그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대선정국의 판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박 전최고위원 본인은 『적극적으로 움직이되 행동반경은 가능한 넓게, 최종결정은 가급적 늦게』라는 원칙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선에는 직접 나서지 않는다는 생각도 확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최고위원은 내주초 국회 본회의 의원선서를 위해 상경, 여야 정치지도자들과 연쇄 회동을 하는 것으로 중앙 정치무대에서의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박 전최고위원은 DJ, JP를 비롯한 여야 정치권과의 접촉에서 「2원집정부제 개헌문제」를 화두로 던질 생각을 굳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24일 당선확정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내각제개헌문제에 대한 입장을 묻자 『4년전 내각제를 얘기할 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북한의 도발위험등 여러 요인이 있다. 어떤 내각제가 우리에게 좋은지 나름의 생각을 정리중이다. 천천히 토론해 보자』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박 전최고위원의 한 측근은 25일 『박 전최고위원은 본래 순수내각제를 선호했었지만 안보문제 등을 감안, 국방과 외교문제는 대통령이 관장하고 경제 등 내치는 총리가 전권을 갖는 프랑스식 2원집정부제가 우리 정치현실에 더 맞다는 생각을 굳힌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측근은 『박 전최고위원은 이같은 자신의 구상을 펴나가는 데에는 무소속을 유지하는게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말해 그가 상당기간 무소속으로 남아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 측근은 특히 『박 전최고위원은 자신의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정파와 관계없이 누구와도 대화를 나눌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얘기는 여권내 소외세력과 구여권 보수세력 등을 규합, 이를 세력기반으로 삼아 대선정국에서 나름의 지분을 행사할 구상임을 암시한 것으로 받아 들여진다.
박 전최고위원이 이처럼 2원집정부제 개헌문제를 주도적으로 끌고가려는 데에는 4년여의 공백을 극복, 중앙정치무대에서 자신의 입지를 단시일내에 회복하기 위한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음은 물론이다. 2원집정부제주장을 통해 성격을 달리하는 「제4의 정치세력」을 구축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현실적으로 박 전최고위원에게는 이같은 독자 정치세력화를 통한 지분 확보가 대선정국에서의 효율적인 활로가 될 수도 있다. 「구원」상 여권에 합류하기는 힘들고, 영남의 거부심리와 보선패배로 인한 세위축 가능성 등으로 야권과의 제휴도 어려운 사정이기 때문이다. 반면 신한국당내 일부 낙선주자 등 「원군」이 될 가능성이 있는 정치권인사들은 이미 여러 과정을 통해 「권력분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혀 박 전최고위원을 고무시키고 있다.
「돌아온 TJ」의 정치역량은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는 셈이다.<포항=신효섭 기자>포항=신효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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