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프랑스에는 「비텔족」 「바두아족」이 늘고 있다. 이들은 식사때 포도주 대신 생수를 시켜 마시는 사람들이다. 에비앙과 함께 프랑스의 대표적생수인 비텔과 바두아의 이름을 따서 이런 별명이 붙여졌다.점심이나 저녁식사때 포도주 몇잔을 반주로 마시는 것이 프랑스인들의 전통적인 생활문화다. 파리지엥들은 시내 레스토랑에서 2시간의 점심식사 시간을 포도주와 함께 보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비텔족 바두아족들이 비집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비텔족 바두아족이 생겨나던 몇년전만해도 레스토랑 주인들은 이들에게 따가운 눈초리를 보냈다. 업주들은 『기본 에티켓을 모르는 상스러운 사람』이라며 내심 불쾌해했는데 이는 물론 포도주의 이문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직장의 중견간부와 기업인 등 레스토랑의 단골손님들이 점차 비텔, 바두아족에 가세해 무시할 수 없는 세력이 되면서 업주측도 순순히 대세로 받아들이고 있다.
포도주의 나라 프랑스에서 포도주 소비량이 줄고 있다. 프랑스 국립농업연구소(INRA)의 최근 연구조사에 따르면 식사때 매번 포도주를 마시는 성인 비율이 80년 50%에서 95년 27%로 감소했다. 육체노동량의 감소와 도시화의 진행으로 인한 라이프스타일 변화가 포도주를 식탁에서 밀어내고 있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특히 체중 등 건강에 신경을 많이 쓰는 중년의 중산층이상에서는 포도주의 고칼로리를 우려해 마시는 양을 줄이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프랑스의 포도주업자들은 큰 걱정이 없다. 한국과 같은 나라에서 소비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파리시내 슈퍼마켓에서 병당 몇 천원하는 중저급 포도주가 서울에선 몇 만원에도 날개 돋친듯 나가며, 간간이 포도주가 건강에 좋다는 연구보고를 터뜨리면 불난 집에 부채질하듯 소비가 폭발한다.
프랑스국민 한사람이 1주일에 소비하는 분량을 포도주 폭탄주까지 만들어 삽시간에 해치우는 한국형 포도주 신화에 프랑스업자들은 『코레앙 NO.1』이라며 흡족해 하고 있다.<파리>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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