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통령 개각·당직개편 구상 등 설명/이 대표는 경선낙선자·민주계 중용 건의신한국당 이회창 대표가 25일 대통령후보 당선이후 첫 청와대 주례보고를 했다. 이날 주례보고에서 김영삼 대통령과 이대표가 나눈 대화내용은 당정개편 등 정치일정과 향후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설정될 것인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된다.
김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번주말부터 시작되는 청남대 하계휴가후 단행할 개각에 대한 대강의 구상을 이대표에게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각을 위한 인선과정에도 이대표의 의중을 참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와관련, 이대표의 한 측근은 『김대통령과 이대표는 휴가기간에도 「핫라인」을 통해 개각과 당직개편 문제를 포함한 정국현안에 대해 긴밀한 교감을 계속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대표는 자신과 경쟁했던 경선후보들과 민주계 중진을 당정개편시 중용해 줄 것을 김대통령에게 건의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는 또 전날 끝난 예산재선거와 포항북구 보궐선거 결과가 의제에 올랐다. 특히 포항북 선거에서 박태준 전 민자당최고위원의 당선과 관련한 TK(대구·경북)지역의 민심동향과 득표전략이 집중 논의됐다는 전언이다. 두 사람은 당내에 현지의 민심을 장악할 만한 뚜렷한 「대표주자」가 아직 떠오르지 않고 있는 영남권에 대한 특별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맥락에서 이대표는 우선 김대통령의 도움이 중요함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이대표는 이와함께 당내 화합과 영남권전략의 일환으로 자신에 대해 여전히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민주계의 협력을 유도해 줄 것을 요청했고, 김대통령도 그 취지에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비추어 김대통령과 이대표 사이에는 일단 동반자적 관계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권재창출이라는 공동목표의 실현을 위해서는 상호 협력이 필수불가결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는 증거다. 특히 이대표로서는 당의 대선총력체제 구축과 본선 득표력제고를 위해 김대통령의 측면지원이 절실한 입장이다. 그만큼 이대표의 당내외적 기반은 아직 완전치 못하다. 때문에 두 사람의 이같은 협력기조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그러나 향후 대선자금문제 등 민감한 현안을 놓고 두 사람간에 심각한 이견이 발생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하기는 어렵다. 또 대선판세가 이대표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는 상황도 상정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이대표의 「차별화」시도와 김대통령의 「대응」으로 여권에 회오리가 불어닥칠 개연성도 없지 않다.<유성식 기자>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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