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패전으로 향후입지 상당한 타격/내각제 세력연대 당세확장 주력할듯여야 3당의 대통령후보가 확정돼 본격적인 대선정국이 시작됐지만 김종필 자민련총재의 앞날은 여전히 유동적이고 불투명하다.
이회창 신한국당대표나 김대중 국민회의총재의 경우 「후보확정=독자출마」의 등식이 성립하지만 이를 자민련 김총재에게 곧바로 적용하기는 현실적으로 무리하다는 게 지배적인 견해이다.
전당대회에서 대통령후보에 선출됐지만 독자출마 여부 자체 조차를 확실히 하고 있지 못하는게 자민련과 김총재의 고민이다. 여기에다가 기대를 걸었던 예산재선거에서 패배, 심각한 상황을 맞았다. 예산재선거의 패배는 자신의 텃밭조차가 위협받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때문에 김총재가 앞으로 가장 역점을 둬야할 대목 역시 올 대선에서 반드시 독자출마를 할 것이라는 믿음을 심어주는 것이다. 국민회의와의 후보단일화나 내각제 지지세력들과의 연대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출마에 대한 믿음부터 확실히 해놓은 상태에서 모든 가능성들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총재가 독자출마할 경우 또다시 「3위」에 그치는 것은 물론 그 과정에서 일부 세력들의 이탈가능성이나 당의 존립자체가 우려되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엄연한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총재는 싫건 좋건 국민회의와의 후보단일화협상에 더이상 소극적인 자세를 취할 수 없게 됐다. 후보단일화가 제1의 당면과제가 된 것이다. 김총재는 24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국민 심판이 끝난 신한국당에 더이상 정권을 맡기지 않기 위해선 어떤 것도 초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회의 입장에서 보면 마치 후보를 양보라도 할 것같은 발언일 수도 있으나 이 말속에는 국민회의도 이와 똑같은 마음자세를 가져달라는 촉구성 메시지가 담겨져 있다. 그러나 예산재선거의 패배가 김총재의 입지를 좁히고 있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김총재는 후보단일화의 궁극적인 목적이 15대 국회 임기내의 내각제개헌실현이란 점을 거듭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면서 김총재는 국민회의와 공유할 수 있는 신뢰와 접근점을 찾을 경우 후보단일화협상이 결실을 맺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이와함께 내각제 지지세력들과의 연대모색도 올 대선에서 김총재가 추구할 과제중 하나이다. 실제로 여권에는 보수주의에 바탕을 둔 내각제 선호세력이 상당수 있어 자민련과 김총재는 항상 이 쪽에 관심을 두고 있다. 하지만 신한국당의 대선후보로 이회창 대표가 확정됨으로써 이른바 「보수대연합」구상이 어렵게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보수대연합이란 곧 바로 정계 대개편을 의미 하는데, 이회창 대표가 김종필 총재에게 아쉬운 소리를 할 리도 만무하고 신한국당의 분열가능성도 낮아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결국 김총재는 후보단일화에 매진하는 한편 포항북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재기에 성공한 박태준씨 등 내각제 선호세력들과의 교감을 통해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둔 「당세확장」에 주력 하겠지만 전도가 그리 밝지 만은 않다.<홍윤오 기자>홍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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