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상상력에 놀라서 잠자던 미녀가 눈을 떴다▲97추동 파리 오트쿠튀르(고급맞춤복)컬렉션이 10일 닷새간의 화려한 일정을 마치고 막을 내렸다. 세계 정상급 디자이너 15인이 참가한 이번 컬렉션은 현지 언론들이 「잠자던 미인이 벌떡 일어섰다」고 표현할 정도로 풍부한 상상력의 세계를 선보여 90년대 들어 하강세였던 오트쿠튀르의 위상을 격상시켰다는 평을 받았다.
▲세계 패션트렌드를 6개월 앞서 예견하는 프레타포르테(기성복)컬렉션과 달리 오트쿠튀르는 소수의 상류층 고객을 겨냥해 시즌에 임박해 열린다는 점이 특징. 따라서 패션트렌드를 이끌어간다는 측면보다는 디자이너의 창의성과 의상제작에 필요한 각종 테크닉, 수공예적 장인정신의 전통 계승에 더 초점을 둔다.
▲이번 15인의 오트쿠튀르 컬렉션 참가 디자이너는 발표 의상의 특징이나 브랜드 운영 정책에 따라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지금까지의 주류는 파리의 최고급 의상의 전통을 이어가며 실제로 고객들을 상대로 쇼에 나온 옷들이 판매되는 경우. 이브 생 로랑, 칼 라거펠트(샤넬), 크리스찬 라크르와, 웅가로 등이 이들이다. 이에 비해 최근 등장한 젊은 디자이너들은 판매여부보다는 예술적인 이미지에 주력함으로써 새로운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크리스찬 디오르의 디자이너 존 갈리아노, 지방시의 알렉산더 맥퀸, 장 폴 고티에, 티에리 뮈글러 등이 이 부류. 이들은 오트쿠튀르에 참가함으로써 최고급의 이미지를 부각시켜 화장품과 향수 액세사리 등 수익성이 높은 다른 제품의 판매수익 증대 효과를 얻는것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때문에 매스 미디어와 대중으로부터 화제를 몰고 다니는 화제성에서는 젊은 디자이너들이 앞선다. 이번 컬렉션에서도 단연 화제를 모았던 인물은 지방시의 쇼를 맡은 알렉산더 맥퀸. 영국 선데이 타임즈지에 맥퀸이 사람의 뼈와 치아를 사용한 의상들을 선보일 것이라는 보도가 나와 확인 문의가 쏟아지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는데 실제로는 동물의 뼈를 장식으로 사용한 옷 몇점이 과장보도된 것. 맥퀸은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외과실험실같은 무대배경과 새장처럼 치장한 머리장식과 날개를 연상시키듯 겹겹이 레이스를 단 소매 등으로 「새」스타일을 선보였다.
▲동성연애자에게 피살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잔니 베르사체는 생애 마지막 쇼가 된 이 무대에서 기존의 화려한 바로크풍에서 탈피, 검정색 일색의 의상을 선보여 『죽음을 예견한 것 아니냐』는 화제를 낳았다. 어깨를 강조한 검정색 미니드레스에 커다란 황금십자가를 단 의상 등은 특히 의미심장한 이미지를 창출해냈다.<외신 종합>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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