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지원 등 실리위해 교섭장애물 제거북송 일본인처 문제에 대한 북일간의 교섭이 순조롭게 진행됨에 따라 양국 관계가 급진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북송 일본인처 문제는 92년 타결 일보직전의 북일국교정상화 교섭을 막판에 결렬시킬 정도로 북한의 기피사항이며 민감한 의제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북한이 직접 또한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을 위해 일본측에 접근했고 표면적으로 식량지원 등 전제조건도 붙이지 않고 있어 어떤 식으로든 사태가 진전되리라는 낙관론이 지배적이다.
요사노 가오루(여사야형) 일본 관방차관이 17일 담화에서 『일본인처의 귀국은 일북관계 개선의 실마리』라고 밝힌 것처럼 앞으로 양국관계는 급속히 진전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이처럼 스스로 문제해결을 위해 발벗고 나서게 된 것은 복잡한 국내외 사정때문이다. 현재의 정황상 북한에 있어서 일본은 대규모 식량지원과 경제지원을 해줄 수 있는 유일한 국가이다. 그동안 북한은 내심 일본에 접근해 이같은 목적을 달성하고 싶었지만 4자회담을 둘러싼 국제정서와 납치 마약류밀수사건 북송일본인처 문제 등으로 형성된 일본내 혐북감정때문에 여의치 못했다. 납치 등 현안의 해결없이는 상대하지 않겠다는 일본측의 단호한 입장도 확인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식량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더욱이 김정일 승계를 앞두게 된 북한은 결국 자발적으로 북일 교섭의 장애물중 가장 손쉬운 것을 제거하며 일본에 미소를 보내게 된 것이다.
일본과 다시 교섭의 물꼬를 틈으로써 북한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우선 식량지원이다. 북한은 이번 교섭에 임하며 식량을 연계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김정일의 권력승계와 관련, 국민에 대한 「선물」이 필요하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식량지원을 희망하고 있다. 또 국교정상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함으로써 다양한 형태의 경제적·정치적 이득을 추구하려 할 것이다.
이같은 북일간의 빠른 접근은 한반도 등 국제정세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사업과 연락사무소 개설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북·미교섭처럼 북일간의 대화창구는 북한의 폐쇄와 고립을 방지한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러나 무분별한 북일간의 관계강화는 한국이 추진하고 있는 남북대화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일본은 남북대화에 앞서가지 않는 교섭이 되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점도 제기되고 있다.<도쿄=김철훈 특파원>도쿄=김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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