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습합리화·맹종강요방편 변질”『무엇때문에 부모형제까지 버리고 사선을 넘어왔느냐는 질문이 늘 곤혹스러웠습니다. 이제 그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79년 7월27일 북한군 3사단 민경대대 부소대장으로 근무하던 중 서부전선 철책을 넘어 귀순한 안찬일(43·북한연구소 연구위원)씨가 귀순자로는 처음으로 다음달 22일 건국대에서 정치학박사 학위를 받는다.
안씨의 학위논문 「북한의 통치이념에 관한 연구―전통사상의 수용을 중심으로」의 요지는 「오늘날 북한에는 온전한 주체사상이 없다」는 것. 70년대 초부터 부자세습 체제를 합리화하기 위해 유교의 가부장적 충효이데올로기를 주체사상에 교묘하게 배합시켰다는 논지다. 안씨는 논문에서 『주체사상의 핵심인 「수령론」은 봉건적 가부장 사회의 원리를 적용, 인민대중이나 당이 수령 1인에게 봉사해야 한다는 논리로 변용된 것에 다름아니다』라고 결론지었다. 이는 주체사상의 창시자인 황장엽씨가 최근 『북한은 「충효사상」을 통치이념으로 한 봉건체제』라고 못박은 것과 상통한다.
안씨의 논문은 이미 미국 미시간주립대 등에서 번역 출판을 추진할 정도로 국제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고려대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는 등 귀순후 줄곧 북한의 정치문화 연구에 몰두해 온 안씨는 이 논문을 위해 북한 문헌 1백여편과 국내외 논문 7백여편 등 방대한 자료들을 섭렵했다.
안씨는 『북한연구는 결국 북에 계신 부모님을 위하고 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이동준 기자>이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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