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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유예 재벌·자금난 기업들/부동산 안팔려 속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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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유예 재벌·자금난 기업들/부동산 안팔려 속탄다

입력
1997.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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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경기에 매물만 쌓여… 자구책 차질/성업공사 상반기 매각률 15%에도 못미쳐「갈길이 먼데 땅에서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최근 부도유예협약에 선정됐거나 자금난에 허덕이는 기업들이 자구노력을 위해 앞다퉈 보유부동산을 매물로 내놓고 있으나 매물급증과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실효를 보지못해 자구책 노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24일 재계와 성업공사에 따르면 최근 기아 진로 대농 쌍용자동차 등이 자구노력의 「우선순위」로 부동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나 소규모 부동산이나 노른자위 땅 외에는 거의 팔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중 시장에 나온 부동산매물은 성업공사에 매각을 의뢰한 비업무용부동산 498건(감정가 2,041억원)과 압류재산 매각의뢰 4,445건(4,544억7,400만원) 등 1조원가량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으나 상반기 매각률은 15%에도 못미치고 있다. 특히 부도유예협약에 선정된 기아 진로 대농 등이 성업공사에 매각의뢰를 하지 않은 부동산에다 채권은행들이 담보로 압류한 기업들의 부동산까지 합칠 경우 올해 기업들의 매각대상 부동산 규모는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기아그룹은 30일 채권금융단 대표자회의를 앞두고 자구책의 하나로 연내에 1조원가량의 부동산을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얼마나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진로그룹은 서울 서초동 시외버스터미널부지 등 3건은 팔았으나 가장 규모가 큰 양재동 화물터미널부지의 경우 모그룹과의 협상이 결렬되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 27일로 부도유예조치가 만료되는 진로는 22일 서울 서초동 아크리스백화점 등 4건의 부동산을 이달말께 매각해 6,000억원의 자금을 추가확보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대농그룹은 신갈연수원 부지를 하나은행에 매각했을뿐 고급빌라 대지로 건설업체들의 인기를 끌던 서울 구기동 체육관부지는 매각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또 쌍용그룹도 팔려고 내놓은 부평휠리스크 공장부지를 그대로 안고있어 가슴만 답답할 뿐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들 기업들의 부동산 매물중에는 건설업체가 관심을 가질 만한 나대지는 없고 공장용지나 건물이 대부분이어서 원매자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부동산 매각률이 저조함에 따라 자금회전이 시급한 부도유예협약 대상기업들이 자구책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장학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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