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 「대리전」 의식 만족한 표정/자민련 “심장을 도려내는듯” 충격/국민회의 DJP단일화 영향 “우려의 빛”24일 예산 재선거와 포항북 보궐선거는 신한국당에 만족을, 자민련에 비통함을 던져주었다. 후보를 내지않은 국민회의도 동반자격인 자민련의 패배에 우려의 빛을 감추지 못했다.
○…신한국당은 24일 충남예산 보궐선거에서 오장섭 후보가 자민련의 조종석 후보를 눌러 이기자 「2배의 기쁨」을 만끽하는 모습이었다. 신한국당은 투표후 실시된 각종 출구조사에서부터 오후보가 크게 앞서가자 일찌감치 승리를 낙관하는 모습이었다.
이대표는 이날 저녁 8시15분께 중앙당 3층에 마련된 상황실에 직접 나와 당관계자들의 보고를 청취한 뒤 모든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노고를 치하했다. 이대표는 자신의 고향에서 치러지는 예산 보궐선거가 대선 전초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다 자민련 김종필 총재와의 「대리전」양상까지 띠고 있는 점을 의식한 듯 개표추이에 민감한 관심을 기울였다. 이대표는 오후보로부터 직접 중간집계 결과를 보고받으며 시종 만족한 표정이었다.
신한국당은 자당소속 이병석 후보의 패배로 끝난 포항북 보궐선거결과에 대해선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그래도 선전하지 않았느냐』고 평했다.
○…자민련은 예산 재선거에 패배하자 그동안 우려했던 최악의 상황을 맞은듯 암담하고도 침울한 모습이었다. 포항 보선에서의 박태준 전 민자당최고위원의 승리도 예산 패배에 묻혀버린 분위기였다.
자민련의 한 당직자는 『자민련의 심장 한쪽을 도려낸 것에 비견될만큼 충격적인 패배』라며 『이회창 대표가 여당후보에 당선됐을 때부터 어렴풋이 예견됐던 일』이라고 실토했다. 또다른 당직자는 『자민련은 텃밭에서조차 근거를 잃어 대선정국에서 입지가 더욱 흔들리게 됐다』며 『국민회의와 후보단일화협상에서도 일방적으로 이끌려 다닐 가능성이 커졌다』고 우려했다. 김종필 총재는 하루종일 당직자들과 마포 당사에서 예산 현지와 연락을 취하며 막판 뒤집기에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그는 하오 6시께 방송국 출구조사 결과를 시청한 뒤 패배를 직감, 곧바로 귀가했다.
○…국민회의는 포항북구에서 무소속 박태준 후보가 승세를 굳히자 만족을 표했으나 예산 재선거결과에 대해선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국민회의는 「1승1패」라며 애써 자위하면서도 예산 재선거에서의 자민련 패배가 야권공조, 특히 DJP의 단일화협상에 미칠 영향을 다각도로 저울질했다.<홍희곤·홍윤오 기자>홍희곤·홍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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