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 전락 가능성도23일로 한보철강 부도 6개월이 됐다. 현정권 출범이후 최대 회오리를 몰고왔던 한보의 상처는 상당히 아물어가고 있지만 경제적으로 오히려 악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채권은행단의 자금지원 중단으로 공장건설이 반년동안 중단된 상태이고 정부는 『개별기업문제에 개입하지않는다』며 수수방관하는 가운데 마땅한 인수기업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정부나 은행단 기업 모두 팔장만 낀채 한보철강을 방치하고 있다. 특히 기아그룹의 부도유예 결정이후에는 한보철강문제가 아예 기억에서조차 사라지는 듯한 분위기여서 한보철강은 자칫하다 우리 경제의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한보철강의 처리향방은 우선 29일 열리는 한보철강 2차입찰을 통해 어느정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차 입찰에서 신청자가 전혀 없어 유찰됐던 전례나 정부와 채권은행단의 미온적인 접근으로 미루어 보면 2차입찰 역시 유찰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보철강의 정상화를 위한 최대현안은 코렉스방식의 제철설비공사인 B지구의 공장건설 마무리다. 이미 완공된 A지구는 현재 열연 95.6%, 봉강 99%이상의 정품 합격률을 보이는 등 활발히 가동중이다. 그러나 90%가량 진척됐던 B지구 공사는 부도직후부터 6개월내내 그대로 방치돼 설비가 녹슬고 있다. 이제나 저제나 공사재개를 기다리며 근근이 버텨온 700여 협력업체의 연쇄부도사태는 이제 코앞에 다가왔다.
공사재개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고 채권은행단측은 진정한 주인이 있어야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하는 마당에서 한보철강의 해법은 제3자 인수뿐이다. 이를 위해서는 금리 등 인수조건의 대폭적인 완화나 산업합리화업체 지정, 고로제철소 허가, 사회간접자본지원 등 정부와 채권은행단의 단안이 전제돼야 한다.
다행히 인수 가능성이 높은 기업중 하나인 현대그룹의 고위관계자가 최근 정부고위인사에게 『조건만 맞는다면 한보철강 인수에 뜻이 있다』는 그룹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보철강 1차입찰때 「철강산업발전을 위해 많은 연구를 했으며 어떤 형태로든 기여하고 싶지만 현재 채권은행단이 제시하는 조건으로는 한보를 인수할 수 없다」며 「조건변경을 전제로 한 인수」의견을 내놨던 현대가 정부당국에 인수의지를 분명히 밝히고 나선 것이다.
본격적인 대선국면에 접어들면서 한보철강의 경제적인 처리가 더욱더 늦어지지 않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보철강을 더 이상 방치하면 우리 경제의 애물단지, 철강산업의 흉물로 남게 된다. 정부당국의 적극적인 해법제시가 시급한 상황이다.<이종재 기자>이종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