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해야 할 질병들/저항력이 떨어지는 계절/식중독·열사병 물놀이로 인한 햇빛화상 등 조심/뇌염 접종은 지금도 늦지않아장마가 걷히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다. 야외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많아지는 한 여름에는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적은 어린이들의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물놀이할 때◁
햇빛에 의한 화상을 입기 쉬우므로 상오 10시∼하오 2시에는 물놀이를 하지 않도록 교육한다. 여의치 않을 경우 햇빛차단지수 15이상인 선크림을 30분전에 발라준다. 물에 자주 들어가는 어린이는 3∼4시간에 한 번씩 다시 바른다. 피부가 붉어지고 뜨거운 증상은 시원한 물로 샤워하거나 아세트아미노펜 등의 약물을 바르면 치료된다. 그러나 물집이 생기고 열이 나면 전문의를 찾아가 치료받을 필요가 있다.
유아를 비롯한 어린이는 물속에서 어른들이 놀이지도를 해주는 등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함은 물론이다. 물에 빠진 어린이를 구했을 경우 호흡을 하고 있는지 부터 살펴야 한다. 호흡이 없으면 즉시 인공호흡 등의 응급조치를 취하되, 기도에 들어간 물을 빼내기 위해 시간을 오래 지체하는 것은 금물이다.
귀에 물이 들어가면 외이도염이 생길 수 있으므로 한 번에 한시간 이상 물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고, 물에서 나온 뒤에는 귀안의 물을 빼준다.
▷열사병◁
더운 장소에 오랫동안 있으면 체온이 섭씨 40.5도이상 올라가는 열사병에 걸릴 수 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찬물로 몸을 닦아주고 선풍기바람으로 체온을 낮춰준다. 또 시원한 곳으로 옮겨놓고 가능하면 병원을 찾도록 한다. 예방을 위해 야외에서는 가끔씩 시원한 그늘에서 쉬도록 하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승용차를 세워놓은 뒤 밀폐된 속에 어린이를 혼자 두는 것은 살인행위와 다를바 없다.
▷식중독과 수인성 전염병◁
식중독은 음식물에 감염된 세균(특히 포도상구균)이 내는 독소때문에 발생한다. 일반적인 조리법으로는 독소가 파괴되지 않으므로 오염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음식재료는 상온에 오랫동안 두지 말고, 손을 항상 깨끗이 씻도록 한다. 보관할 음식은 데운 상태에서 냉동 또는 냉장한다. 오염된 음식물을 섭취한지 1∼6시간 후 복통 구토 설사 열 등의 증상이 있으면 식중독을 의심해야 한다.
수인성 전염병도 오염된 물이나 음식물에 의해 발병하며 증상이 식중독과 비슷하다. 설사를 하는 어린이에게 당분이 많은 음료수를 주기보다는 약국 등에서 전해질 용액을 구해 먹이는 게 좋다. 2세미만 어린이에게는 지사제를 사용해서는 안된다. 유행성 결막염을 예방하려면 손을 자주 씻어야 한다. 뇌염예방주사를 맞히지 않은 어린이에게는 지금이라도 접종해주어야 한다.<최용 서울대병원 소아과 과장·객원편집위원>최용>
◎치아관리 어떻게/여름방학은 충치·뻐드렁니 치료 등 치아점검 좋은기회
여름방학은 어린이의 치아상태를 점검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어린이에게 가장 흔한 구강질환은 충치로 불리는 치아우식증. 10명이면 7∼8명이 1개이상의 충치를 갖고 있는 것이 보통이다.
충치는 초기단계에는 모르고 지나치기 쉬우나, 치아의 깊은 부위까지 진행되면 신경을 자극하고 심한 통증을 일으킨다. 음식을 씹기가 어려워 소화장애 를 초래할 수도 있다.
특히 젖니(유치)의 경우 염증이 심해지면 아래쪽에서 자라는 영구치의 싹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심한 충치로 젖니를 일찍 뽑으면 발음에 지장을 주고 영구치가 나올 공간을 유지하는 젖니의 역할이 상실돼 나중에 영구치의 자리가 모자라게 된다. 결국 가지런하고 예쁜 치열을 갖지 못해 심리적 육체적 영향을 받게 된다.
충치 예방법에는 식이요법, 칫솔질, 불소요법, 치면열구전색제 사용 등이 있다. 식이요법은 당분섭취를 조절하는 것으로, 치아에 잘 달라붙는 식품은 피하는 게 좋다. 음식물 섭취 후에는 반드시 칫솔질을 해야 한다. 우유 주스 유산균발효유 등을 물려 재우면 단시간내에 충치가 생기므로 주의해야 한다.
칫솔질은 가장 효과적이고 손쉬운 충치 예방법이다. 유아의 경우 어머니가 거즈를 손가락에 감아서 직접 닦아주면 된다. 취학전 어린이는 대부분의 치아가 젖니이므로 칫솔을 앞뒤로 움직여 닦는 게 바람직하다. 6∼7세가 되면 젖니 끝에 영구치의 어금니가 나오므로 충치가 생기지 않도록 칫솔질에 주의해야 한다. 어린이들이 스스로 이를 닦도록 감독한 후 검사를 해보고 부모가 다시 한 번 닦아주는 습관을 기르자.
불소요법은 세균의 작용을 억제하고 치아가 산에 녹지 않도록 도와준다. 음료수로 섭취하는 방법, 불소치약, 양치액 등 여러가지가 있으나 치과의사와 상의후 사용해야 한다. 치면열구전색제는 충치가 잘 생기는 치아의 골짜기 부위를 메워 음식물이 끼지 않고 칫솔질이 쉽도록 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방학기간 중 치과에서 구강검사를 받는 것이다. 뻐드렁니 주걱턱 등은 장기교정이 필요하므로 방학을 이용하면 효과적이다.<최병재 연세대 치대 교수·연세대치과병원 소아치과 과장>최병재>
◎어린이 건강체크/소아 성인병 급증/건강검진 프로그램 통해 비만 조기관리 바람직
경제수준이 높아지면서 비만증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에게서도 비만증, 고지혈증 등 성인병이 늘고 있다.
비만이란 과도한 양의 지방이 체내에 축적돼 과체중 및 대사장애를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성인 비만은 지방세포 자체가 비대해져 생기지만, 소아 비만은 지방세포 숫자의 증가가 원인이어서 치료가 어렵다.
체중이 감소한 뒤에도 지방세포의 수는 줄지 않기 때문에 많은 에너지가 공급되면 쉽게 재발한다. 비만의 발생빈도는 초등학교 아동의 8∼10%, 중학생의 12∼15%로 보고돼 있다.
소아 성인병을 예방하기 위해 일부 병원에서는 여름방학을 활용, 소아와 청소년 대상의 건강검진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내용은 신체계측과 기기를 이용한 비만도 및 체지방률 측정, 비만증에 대한 교육 및 운동처방 등이다. 건강검진을 통해 그동안 알지 못했던 병을 발견하고 치료할 수도 있다.
과거 피부 두께로 비만을 측정하는 방법은 시행자에 따라 오차가 컸으나 최근 생체전기 임피던스라는 기기가 등장, 비교적 간편하고 정확하게 체지방을 측정한다. 비만은 고지혈증, 고혈압, 관상동맥질환, 지방간 등의 합병증을 유발한다. 비만과 고지혈증은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의 독립적 위험인자로 작용한다. 성인기의 관상동맥질환 발생률은 소아의 지질 수치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비만아는 고지혈증의 합병여부를 확인, 조기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중증도 이상의 비만은 고지혈증 및 지방간의 빈도가 높고, 간기능 이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최근 이대동대문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아동 중 비만증으로 진단된 경우는 19.9%였다. 이 중 고지혈증이 37.2%, 지방간 9.5%로 나타났다. 또 전체 아동중 축농증이 38.8%, 시력이상이 22.1%, 치주염 및 턱관절 이상 10.7%, 고지혈증 10.4% 등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B형간염, 심전도이상, 폐기능이상, 비뇨생식기이상 등 심각한 질병이 발견된 경우도 5%나 됐다.
자칫 잘못하면 큰 병으로 발전할 수 있는 질병을 조기 발견하려면 방학기간을 이용, 체계적인 종합검진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소아종합검진은 미취학, 초등생, 중·고생으로 나누어 실시한다. 항목은 각종 혈액검사, 복부초음파를 비롯한 방사선검사, 심전도검사, 폐기능검사, 구강검사, 심리 및 인성검사 등이다.<홍영미 이화여대 의대 교수·이대동대문병원 소아과 과장>홍영미>
◎영양관리 포인트/제철음식으로 규칙적 식사습관을
여름방학이 시작됐다. 학교라는 울타리안에서 규칙적인 생활을 하다가 갑자기 자유로워졌다. 불규칙한 생활로 리듬이 깨져 잘못하면 건강까지 잃을 수 있다. 이를 방지하려면 무엇보다 올바른 식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식습관은 건강뿐아니라 인지, 인성능력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학령기 어린이들은 활발한 신체활동과 성장에 필요한 에너지 공급, 병원균 및 감염에 대한 저항력 유지, 사춘기의 급속한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의 체내 저장 등이 필요하므로 영양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무더운 여름날 어린이들의 왕성한 활동량은 많은 땀을 흘리게 해 에너지와 수분의 충분한 공급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사이다 콜라 패스트푸드 등의 식품을 어느 때보다 많이 섭취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식품들은 소아비만 및 소아성인병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여름철 건강유지를 위해서는 영양소를 골고루 함유한 제철식품을 이용하는 게 중요하다. 여름철 갈증해소에 더할 나위없이 좋은 식품은 수박이다. 충치발생을 낮추려면 채소류와 해조류 중심의 식단을 짜는 게 바람직하다.
여름방학중 어머니의 정성이 담긴 식사와 어린이와 함께 만드는 간식 등은 자녀에게 사랑과 효성, 올바른 식습관을 길러주는 훌륭한 교육의 장이다. 무더운 여름일 수록 어린이들이 올바른 식습관에 따라 균형있는 영양상태를 유지하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박숙 강남성모병원 영양과장>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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