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지원단체에 “감사”… 가뭄 집중언급대북 물자지원을 위한 남북적십자 대표간의 베이징(북경) 3차접촉은 예정대로 23일 상오 10시 베이징시내 차이나월드호텔 20층 스위트룸에서 시작돼 2시간45분 동안 계속됐다. 양측은 1차 지원시 드러난 문제점, 2차지원계획 및 시행방안, 이산가족 개인지정 기탁문제 등에 대해 각각 의견을 제시하고 회담을 마쳤다.
○…이날 접촉에서 가장 큰 이슈는 이산가족 개인 지정기탁 문제. 북측은 이에 대해 「민감한 문제」라면서 즉답을 유보하면서도 「검토해 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적측은 또 수송경로로 판문점을 이용하는 문제도 제기했지만 북측이 난색을 표시했다.
한편, 한적측은 1차 지원시 분배투명성 보장을 위해 파견된 한적 인도·인수요원들이 인도·인수장소나 선박에서 머물렀던 점을 들어 직접 전달장소까지 가서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주민접촉 등 자유활동보장도 요구했다.
○…북측대표들은 이날 회담중 한적측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종교단체 등 지원단체를 구체적으로 거명하며 감사한다고 언급했다. 최경린 신임 북적대표는 회담이 끝난뒤 『회담이 우호적으로 진행됐으며 내일 최종회담결과도 낙관한다』고 밝혀 우리측이 주장·제시한 문제에 대해서 수용할 수 있다는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남북 대표들은 최근 휴전선 일대에서 발생한 총격사건에도 불구하고 서로 덕담을 주고받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회담을 진행했다. 김성림, 정영춘 등 북측 큰물피해복구위원들은 1·2차때 만났던 한국기자들과 만나 그간의 안부를 물었고 한적 대표들에게도 『반갑습니다』 『잘될 것을 믿고 왔습니다』 『축하합니다』 등 정겨운 인사말을 건네기도 했다.
○…북측대표들은 한적대표들을 만나자 마자 북한의 한발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이들은 최근 평양의 최고 기온이 섭씨 36도까지 올라가는 무더위가 계속되다가 22일 올 여름들어 첫 소나기가 내리긴 했으나 여전히 비가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북측의 한 인사는 『요즈음은 벼이삭이 팰때로 수분이 절대로 필요한데 비가 안와 작황이 염려된다』고 전했다.
○…이날 접촉에서는 교체된 북측단장 최경린(46) 북적 서기장에 시선이 모아졌다. 북한적십자회 국제부장을 역임한 최서기장은 1백70㎝정도의 키에 짙은 회색양복을 입고 푸른 무늬 넥타이에 금테 안경을 쓴 세련된 모습이었다.
그는 적십자 활동에 참여하기 전에는 북한의 해외친북활동을 총괄하는 북한노동당 외곽단체인 대외문화연락위원회에서 일했고, 북한조선법률가협회 회장도 지낸 「잘나가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특히 85년 남북이산가족 재회추진을 위한 적십자 본회담때 이병웅 한적사무총장의 상대역이었으며 91년 방글라데시 재난 구호때도 한적측 대표들과 접촉했던 인물이다.
한편 전임 백영호 서기장은 조만간 프랑스 파리의 유네스코(UNESCO) 북한대표부 대사로 부임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베이징=송대수 특파원>베이징=송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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