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 전범인 나치친위대(SS) 장교출신의 에리히 프립케(83)에게 우여곡절끝에 징역 15년형이 선고됐다. 이탈리아 군사법원은 22일 프립케에 대해 2차대전 당시 민간인 대량학살에 가담한 혐의를 적용, 이같이 판결했다. 그러나 법원은 프립케의 15년형중 범죄 가담정도와 나이 등을 고려, 10년을 장기 집행유예해 5년간만 복역토록 했다.프립케의 혐의는 1944년 3월 2차대전에서 가장 잔악한 범죄중 하나로 꼽히는 로마 인근 양민학살에 개입했다는 것. 나치는 이탈리아 레지스탕스의 테러공격으로 독일군 33명이 숨지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335명의 민간인을 체포, 동굴로 끌고가 사살한 뒤 입구를 파괴해 매장해 버렸다.
종전후 약 50년간 숨어지내던 프립케는 94년 아르헨티나에서 체포돼 이탈리아로 송환되어 법정에 섰다. 프립케는 2명의 민간인을 사살했다고 시인하면서도 당시 히틀러의 명령을 거부한다는 것은 죽음을 의미했다면서 무죄를 주장해왔다. 지난해 첫 재판에서 그는 집단학살 개입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으나 공소시효가 만료됐다는 이유로 석방됐다.
그러나 전범처리에 소극적이라는 국제적인 비판과 독일의 신병인도 요구에 직면한 이탈리아 사법당국의 재심결정으로 다시 재판을 받게 됐다. 하지만 이번 판결에도 불구, 그는 3년6개월동안 구금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 1년정도만 복역하면 석방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재판과정에서 민간인처형 혐의가 드러나 기소된 SS장교출신 칼 하스(85)는 10년 8월형과, 같은 기간의 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이날 석방됐다.<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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