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당직개편 거당적 인선 예상/10월 선대위 구성에도 타후보들 모두 영입 추진/보수편향 이미지 보완할 개혁세력 수혈도 박차신한국당 대통령후보로 선출된 이회창 대표가 선보일 새로운 당체제와 정국운영방식에 정치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제 여권의 무게중심은 서서히 이대표쪽으로 옮겨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이대표의 「선택」은 여권은 물론 정치권 전반의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강력한 「동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대표는 이와관련, 전날 전당대회직후 기자회견에서 『여러 문제에 대한 생각을 가다듬고 있다』고 말해 조만간 구체적 수순을 밟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 첫번째 조치는 다음달초로 예상되는 개각에 이어 단행될 신한국당의 당직개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선을 겨냥한 당진용구축의 측면에서도 그렇고, 전당대회후 당분위기 일신을 위해서도 이는 필수적이다. 이같은 인사의 성격상 이대표는 당직인선 과정에서 사실상 전권을 행사할 것이 분명하다. 아직은 인선윤곽이 잡히지 않고 있지만, 이대표는 그동안 누차 강조한 「능력」과 「도덕성」의 인사기준외에 당내 화합을 최대한 고려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경선기간중 빚어진 후보간 갈등과 상처를 봉합하고 당력을 한 곳으로 모으려면 정치성향과 계파를 초월한 「거당적 인사」가 불가피함을 이대표측 관계자들도 인정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이대표는 경선에서 다른 후보진영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했던 의원들을 과감히 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않다. 다만 사무총장 등 이대표와 긴밀한 교감이 필요한 주요 포스트의 경우 이대표의 경선대책위에 참여했던 중진이 기용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10월께 발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선거대책위의 구성에도 화합의 원칙이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선대위원장에 명망가들과 함께 이수성 고문, 금품살포설을 제기한 박찬종 고문 등이 거론되고 있다. 또 나머지 후보들을 모두 선대위고문 등으로 영입하겠다는 게 이대표측 구상이다.
이같은 기조에는 대선전 여권의 분열만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도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이대표측은 여당사상 처음으로 영남에서 후보가 배출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주목하며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다.
이와함께 이대표는 자신을 보좌할 맨파워의 보강을 서두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이대표진영 내부에는 나라회를 중심으로 한 민정계가 이대표의 주력군을 형성함으로써 이대표가 「보수편향」으로 비쳐지는 데 대한 문제제기가 적지않았다. 이대표의 개혁의지를 뒷받침할 만한 현실적 토대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경선과정에서 개혁성향의 초선의원들이 이대표진영에 가담했지만 민정계와 「균형」을 이루기는 역부족이었다. 이대표진영에서 본인의 부정적 반응에도 불구, 김덕룡 의원이 끊임없이 거론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대표도 김의원측과의 제휴를 위해 대선과 그 이후의 구체적 연대방안을 심사숙고중이며, 멀지않아 김의원과 만나 「담판」을 시도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대선공약에서부터 이대표의 개혁적 정책방향을 제시, 관철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이대표는 대야관계에서 만큼은 당장 전면에 나서지는 않을 것 같다.
정치개혁입법, 새해 예산안 등 야권의 강공이 예상되는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후보의 이미지에 상처를 입을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대표는 당분간 청와대가 전면에서 현안에 대한 결정권과 정국주도권을 행사하는 모양을 갖추는 「역할분담」을 구상하고 있다.<유성식 기자>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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