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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인 이정기를 아십니까/김병호 역사소설 ‘고구려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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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인 이정기를 아십니까/김병호 역사소설 ‘고구려를 위하여’

입력
1997.07.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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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 한복판에서 15개주를 빼앗아 130만호를 다스리면서 4대 58년을 통치한고구려인 이정기를 아십니까. 나라가 멸망한 뒤 중국으로 쫓겨간 고구려 유민의 아들. 조국의 옛 영화의 재현을 꿈꾸며 당나라 한복판 15개 주를 빼앗아 130여만호를 다스리면서 4대 58년(761∼819) 통치의 길을 열었던 인물.

태국 현지체험을 바탕으로 그곳 원주민 라후족과 아카족이 고구려 유민의 후예라고 주장해 화제를 뿌렸던 소설 「치앙마이」의 저자 김병호(59)씨가 이번에는 우리 역사에서 까마득히 묻혀 있던 이정기 장군의 유사를 발굴해 내 소설화한 「고구려를 위하여」(전 3권, 하서 발행)를 냈다.

『오늘의 중국은 발해사와 고구려의 역사마저 자기네 것이라고 어거지를 부리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을지문덕이나 이순신 장군에 버금갈 영웅인 이정기 장군은 식민사관의 영향으로 1,200여년이나 역사의 뒤안에 묻힌 채 우리 역사 교과서에서조차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소설은 안시성전투 이후 당군의 7차례 침입 끝에 고구려가 멸망하는 과정에서 시작, 톈산(천산)산맥을 넘어 서역정벌에 성공한 고선지와 혁혁한 무공으로 사후 당으로부터 무열의 시호를 받은 왕사례 등 중국으로 끌려간 20만명이 넘는 고구려 유민 2·3세의 이야기를 펼친다. 그러나 당의 공신이 됐던 이들에 비해 이정기는 산둥(산동)반도를 중심으로 현재의 랴오닝(요녕)성 일대와 허베이(하북)성 남부, 안후이(안휘)성 북부 일대 등 15개 주의 광대한 영토를 당나라로부터 빼앗고 신라 발해 일본과의 공·사무역을 독점하며 당에 대항했던 인물로 그려진다.

김씨는 소설의 뼈대가 된 역사적 사실의 입증을 위해 「삼국사기」 「삼국유사」 「당서」 「자치통감」 「일본서기」 「입당구법순례행기」 등 관련 역사서를 모두 뒤졌고 7차례 중국 현지를 답사했다. 각 권의 말미에는 해당 사실의 고증을 위해 일일이 역사서에서의 출처를 밝혀놓았다.

김씨는 서울대 농대를 졸업하고 대학강사, 유엔식량농업기구(FAO) 고문관 등을 거친 뒤 「치앙마이」와 TV다큐멘터리 「문화 대탐험 아시아 4만㎞」 등을 집필한 이색적 경력의 소유자. 그는 막상 우리가 잊고 있던 이정기 장군을 취재하기 위해 중국 칭저우(청주)시를 찾았을 때 시 박물관 부관장이 『그렇지 않아도 언젠가는 한국에서 그분을 찾으러 오리라고 기대했습니다』라는 말을 듣고 부끄러움으로 얼굴이 화끈했다고 말했다.<하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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