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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주례보고」 아닌 「주례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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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주례보고」 아닌 「주례회동」

입력
1997.07.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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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YS와 수직서 수평관계로 역학 변화/당내구도도 계파아닌 주류­비주류 재편 전망이회창 신한국당 대통령후보의 등장은 여권의 역학구도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우선 김영삼 대통령과의 양자관계가 그렇다. 종전의 수직적 관계에서 사실상의 수평적 관계로 변모하게 될 것이다. 일주일에 한번씩 갖는 청와대 주례보고가 「주례회동」이란 명칭으로 바뀌는 것이 그 단적인 예다. 이후보는 3주전의 대표자리로 되돌아 갔지만 그때는 7명의 예비후보중 한 사람이었고 지금은 엄연한 대통령후보로서의 대표인 것이다. 92년 14대 대통령 선거를 목전에 둔 시점에서 당시 김영삼 후보와 노태우 대통령의 관계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노대통령은 제2이동통신 사업자 선정문제와 관련, 사돈기업인 선경을 낙점하려 했다가 「김영삼 후보」의 반대에 부딪쳐 뜻을 이루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김대통령 역시 앞으로 국가의 중요한 정책결정 사항에 대해 이회창 후보의 의견을 경청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대통령의 법적 권한이 축소돼서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권력구조가 변화한 현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역학구도의 변화에도 불구, 여전히 이회창 후보는 김대통령의 조력이 물심양면으로 필요한 입장이다. 12월 대선승리가 최종목표인 이회창 후보로서는 당내 화합과 원활한 당정관계 유지 등 정국운영 전반에 걸쳐 김대통령의 뒷받침이 절실히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이와관련,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22일 『김대통령은 이제부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며 『김대통령은 당내갈등 수습과 화합에 적극 나서 당총재직을 내놓아도 될 만한 상황에서 총재직을 이양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따라서 김영삼―이회창의 양자관계는 상시 협력체계를 유지하면서 서로의 신뢰를 쌓아가는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회창 후보가 김대통령으로부터 총재직을 이양받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92년의 경우 당시 김영삼 대표는 5월19일에 대통령후보로 선출되어 3개월여 뒤인 8월28일에 총재직을 이양받았다. 다만 당시는 중앙상무위(지금의 전국위)소집만으로 총재선출이 가능했지만 이번에는 개정된 당헌당규에 따라 전당대회를 다시 열어야 한다. 이같은 경험에 비춰보면 이회창 후보는 늦어도 10월까지는 당총재가 될 것이 확실하다. 그러나 대선을 7개월 앞둔 시점에서 후보가 결정된 92년 상황과 이번 경우는 다르다. 따라서 이회창 후보가 총재직을 이양받는 시기는 예상보다 다소 앞당겨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신한국당도 이회창 후보체제 출범으로 거듭나는 계기를 맞았다. 무엇보다 정파간 역학관계가 많이 달라질 것이다. 가령 민주·민정계로 양분돼온 계파구분이 모호해지면서 이회창 후보를 구심점으로 한 주류와 비주류의 2분형태로 재편될 공산이 크다. 이미 당내 경선과정을 거치면서 계파 구성원들 자체가 각 후보별로 헤쳐 모였고, 이에 따라 과거의 민주·민정계는 사실상 「간판」을 내릴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범민주계 모임인 정발협도 순수한 연구단체나 친목모임 형태로 잔존할 뿐 또다시 정치결사체의 역할과 기능을 도모하지는 못할 것 같다.

결국 신한국당은 주류와, 주류를 견제하는 비주류의 역학구도로 재편돼 당내 민주화를 새롭게 정착시켜 나가는 전기를 맞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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