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신한국당 경선이 이회창 후보의 당선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신한국당 대통령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는 집권당사상 최초로 완전자유경선을 실시했다는 점에서 정치적 의미가 적지않다. 특히 김영삼 대통령이 실질적으로 중립을 지켰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만 하다.물론 이번 경선이 완벽했다고 얘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금품수수설이나 괴문서파동 등 과열 혼탁양상의 구태도 적지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92년 민자당 경선에 비하면 진일보했다고 볼 수 있다. 외압을 통한 줄세우기, 막대한 자금공세, 인위적인 편가르기 등이 92년 경선의 실상이었다. 때문에 집권당사상 처음으로 실시된 민자당 경선은 「위장경선」 「왜곡경선」 「불공정 경선」이었고, 결과적으로 두 명의 후보중 한 후보가 중도사퇴한 「반쪽 전당대회」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경선은 92년에 비하면 그런대로 공정한 경선이었다. 나아가 자유경선의 새로운 획을 긋는 정치시험대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제 신한국당은 연말 대선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이에 슬기롭게 대처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승자의 포용과 패자의 승복이 필수요건이라고 할 수 있다. 경선과정의 사소한 감정대립과 갈등은 대화합이라는 용광로에 녹여버려야 한다. 승자인 이후보가 경선에 나섰던 다른 후보들의 상처를 추스르고 신한국당을 어떻게 이끌어가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다시 말해 이후보는 60%의 지지보다는 40%의 반이회창세를 유념해야 할 것이다.
이후보는 40여년간 한국 정계를 주름잡아온 DJ, JP와 경쟁에 나선다. 그의 승부는 3김정치의 진로를 결정짓는 기로가 될 것이다. 이 후보는 어쩌면 혼자서 2김과 싸우는 멍에를 지게될 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그의 승부처는 「밖의 도전」보다 「안의 시련」일 수 있다. 이후보가 이번 경선에서 승리한 것은 그의 곧은 성품과 상대적 청렴성을 높이 평가한 대의원들의 선택일 것이다. 당심을 통과한 이후보는 이제 민심을 통과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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