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루머 소용돌이’한때 사라졌던 「부실기업리스트」가 기아사태이후 금융권에 재등장하고 재벌급 특정기업들의 부도설이 퍼지는 등 금융시장이 또다시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이에 따라 종금사 등 제2금융권에선 리스트에 오른 기업들을 대상으로 집중적 여신회수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제2의 기아사태, 즉 「루머」에 따른 거대기업의 연쇄도산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쌍용그룹의 부도설이 이날 상오 주식시장에 퍼지면서 관련주가가 일제히 하한가를 기록했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4.95포인트나 추락, 725.98까지 곤두박질쳤다. 이날 증시주변엔 쌍용 외에도 재계서열(여신기준) 20위권이내의 모재벌과 60위권내의 모대기업의 부도임박설이 나돌았으며 「하오 2시 채권금융기관이 모여 부도방지협약에 회부한다」는 구체적 소문까지 퍼졌다.
최근 여신규모가 급증한 또다른 10대 재벌급 대기업도 자금압박설이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은행감독원은 이와 관련, 『해당기업들의 부도설에 대한 진위여부를 주거래은행에 확인한 결과 자금사정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부도가 나거나 부도방지협약에 회부할 계획이 없다고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쌍용그룹의 주거래은행인 조흥은행 관계자도 『22일 돌아온 어음은 약 300억원대로 결제엔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쌍용자동차는 최근 부채비율이 낮아지고 현금흐름이 좋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쌍용그룹도 부도설이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공시를 냈다.
그러나 부실우려기업에 대한 제2금융권 여신회수 움직임은 갈수록 빨라지고 있으며 이에 따른 부도설의 현실화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종금사 관계자는 『진로그룹의 경우 부도유예협약 종료후에도 계속 원금상환유예조치가 내려지는 등 당분간 채권회수가 어렵게 됐으며 특히 융통어음 주요매입처였던 은행신탁계정이 더이상 그 기능을 하지 않고 있다』며 『대출을 장기간 물리지 않으려면 자금운용이 단기화할 수 밖에 없고 우려기업에 대한 여신도 거둬들이는게 불가피하다』고 말했다.<이성철 기자>이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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