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분단국인 키프로스의 평화과정이 순탄치 않다. 그리스계인 남키프로스가 그리스의 「지원사격」을 받아 차기 유럽연합(EU) 가입대상국으로 선정되자, 터키와 터키계인 북키프로스가 부분 통합을 선언, 맞불을 놓은 것이다.터키와 북키프로스 터키공화국(TRNC)은 터키의 북키프로스 점령 23돌을 맞은 20일 경제, 군사, 외교 등 분야에서 점진적인 부분 통합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은 북키프로스에 대한 공격은 터키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공동방위 및 경제·재정원조 등을 주내용으로 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같은 강경 입장은 EU가 15일 차기 회원가입국으로 남키프로스 등 6개국을 선정한 것이 그 발단. 터키로서는 남키프로스의 EU 가입이 실현될 경우 EU내 같은 민족인 그리스와 통합될 수 있는 데다 이로 인해 안보위협을 느끼게 될 소수 북 키프로스인들을 다독여줄 필요가 있었다. 또 터키가 중·동부 유럽국가들과 함께 EU가입을 추진해온 입장에서 남키프로스만의 EU가입은 있을 수 없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EU측에 띄운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키프로스의 문제는 키프로스내 유일한 국가로 국제공인을 받고 있는 남키프로스의 EU 가입과 남북 통일을 위한 평화협상이 동시에 현안으로 걸려 있다. 정치적 안정없이는 관련국의 EU 가입은 어려운 상태여서 두 사안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문제이다. 양측은 유엔의 중재로 9∼13일 미 뉴욕 인근에서 연방제 통일방안을 놓고 평화회담을 가졌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양측은 다음날 중순 제네바에서 2단계 평화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또 남키프로스측은 EU가입 협상팀에 남북이 공동으로 참여할 것을 제안해 놓고 있다. 때문에 남키프로스의 EU 회원국 선정이 불러온 긴장국면이 오히려 키프로스 분쟁해결의 새로운 실마리가 될 것이라는 낙관적 견해도 있다.<박진용 기자>박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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