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원 촉구·차사주기운동 등 전개부도유예 사태로 위기에 몰린 기아그룹을 살리기 위해 노동계와 시민단체가 발벗고 나서는 등 「기아살리기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민주노총(위원장 권영길)은 21일 상오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기아살리기에 시민단체와 연대키로 방침을 정했다. 민주노총은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기아사태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고 노조원 등을 대상으로 「기아자동차 구매운동」을 전개키로 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사무총장 유재현)도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기아그룹은 소유구조나 전문경영인체제 등 국내 유일의 선진국형 기업』이라며 『정부는 제3자인수설 등을 퍼뜨려 기아의 앞날을 불투명하게 만들 것이 아니라 스스로 회생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동체의식개혁국민운동협의회 등 70여개 시민단체가 연대한 「기아살리기 범국민운동연합(기범련·대표 김지길)」은 범국민캠페인, 「기아돕기 국민저축통장」 개설, 기아차 사주기운동 등을 전개키로 하고 26일 정식 발족식을 가질 예정이다. 기범련은 이와 함께 정부, 채권은행단, 철강공급사 등에 기아에 대한 지원도 촉구했다.
광주YMCA 등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지역상공인, 국회의원 등은 19일 「지역경제회생을 위한 대책위원회」를 열고 기아돕기 캠페인과 모금운동 등을 결의했다.
한편 기아그룹 본사에는 시민들의 격려성 편지와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그룹 홍보실 관계자는 『지난 주말부터 하루평균 200여통의 팩스와 편지, 150여통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며 『국민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기필코 회생해 건강한 국민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최윤필·유병률 기자>최윤필·유병률>
◎인터뷰/기아자동차 이재승 노조위원장/“노사합심 반드시 회사 일으켜 세울 것”
『기아자동차는 반드시 우리 손으로 다시 일으켜 세울 것입니다』
침몰위기에 몰린 기아자동차의 이재승 노조위원장은 요즘 창업이후 최대위기를 겪고 있는 회사를 어떻게 해서든지 살려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이 위원장은 21일 비상대의원대회, 기아그룹노조대표자회의 등을 잇따라 열고 노조 차원에서의 회사살리기 방안을 마련했다. 상여금·하기휴가비·월차수당 반납, 임금인상 회사일임, 노조원 1인당 1,000만원씩 1,000억원 모금운동전개, 전사원 월 1대의 자동차 팔기 등이다.
87년 7월 기아자동차 입사, 핵심부서인 엔진부에 근무하면서 노조활동을 해 온 이 위원장은 회사가 이 지경에까지 이른 데는 노조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자동차업종의 선도 노조로 해마다 분규를 치러 국민들 사이에 강성이미지를 심었다는 점도 수긍한다.
이 위원장은 기아의 노사관계가 밖에서 보듯 대립적인 것만은 아니었으며, 지금이라도 노사가 합심하면 회사를 살릴 수 있다고 믿는다. 이 위원장은 『지난달 임금인상을 회사에 위임하고 나서 「우리가 회사를 일으켜 세워야 한다」는 공감대가 조합원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 개인 또는 집안에 소유가 집중돼 있는 한국적 기업풍토 속에서 소유·경영 분리, 종업원지주제 채택등 기아의 독특한 소유 구조가 오늘의 궁지를 자초했다는 일부의 지적도 있지만 이 점이 오히려 기사회생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게 이 위원장의 생각이다.
이 위원장은 『제3자 인수에는 반대하며 김선홍 회장체제로 이번 사태가 수습되는 것이 모든 조합원들의 뜻』이라고 덧붙였다.<남경욱자>남경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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