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대세는 뒤집을 수 없었다/이회창 후보 선출­경선 이모저모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대세는 뒤집을 수 없었다/이회창 후보 선출­경선 이모저모

입력
1997.07.22 00:00
0 0

◎숨가빴던 경선 11시간 “결론은 대쪽”/당선폭죽속 승자­패자 서로 포옹/“4인연대 저지”“뒤집기” 한때 긴박21일 하오 8시30분. 『신한국당 대통령 후보당선자 이회창』 장내 멘트와 함께 폭죽이 터졌고 오색 꽃가루가 날렸다. 2차 결선 1위 이회창 후보와 2위 이인제 후보가 서로 포옹했고, 김영삼 대통령은 이후보에게 꽃다발을 건네주며 승리를 축하했다. 『우리 신한국당의 변화와 개혁의 정신을 계승·발전시킬 21세기 민족의 지도자가 탄생되었다』는 사회자의 목청높은 외침에 대의원들은 환호로 호응했다. 1차 경쟁자였던 김덕룡 이수성 최병렬 후보도 나란히 단상에 서서 박수를 보냈다.

○…이후보는 차분하면서도 단호한 어조로 수락 연설문을 읽었다. 이후보는 『정당사상 처음으로 완전하고 공정한 자유경선의 장을 마련한 김영삼 총재님과 끝까지 명예로운 경쟁을 펼쳐온 모든 출마자 동지들에게 깊은 경의를 표한다』며 후보 한명 한명의 이름을 거명한 뒤 『이 여섯분의 동지와 함께 모든 영광을 나누고자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후보는 또 김대통령의 새 대표지명을 받아들인 뒤 다시한번 김대통령과 손을 굳게 맞잡고 단합을 과시했다.

○…이에앞서 있었던 민관식 선관위원장의 1차 개표결과 발표는 한편의 드라마였다. 특히 이인제 후보가 이한동 후보를 불과 5표차로 누르고 2위를 차지했다는 결과발표가 있자 탄성과 환호가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각 후보관계자들은 1차투표에서 지역별 득표수가 흘러나올 때마다 일희일비를 거듭했다. 당초 압승을 자신했던 이회창 후보측 관계자들은 초반 득표수가 예상을 밑돌자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중반을 넘기면서 40%를 넘길 것이 확실시되자 분위기가 반전됐고, 후반에 접어들면서 2위와 3배 가까운 표차가 나자 안도의 표정을 지었다. 이인제 후보측 역시 초반 득표수가 저조하자 착잡하게 가라앉은 분위기였으나 지역별로 비교적 고른 표를 얻으며 2위로 솟아오르자 축제분위기에 휩싸였다. 반면 이후보와 엎치락뒤치락하며 끝까지 2위 각축전을 벌였던 이한동 후보측은 개표결과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며 침통한 표정이었고, 2위다툼 대열에 동참했던 김덕룡 후보와 이수성 후보는 눈을 지그시 감거나 허공을 응시하는 것으로 패배의 변을 대신했다.

○…3위를 한 이한동 후보측의 요구로 실시된 재검표 작업은 1시간을 넘기고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다시 1시간을 연장하는 진통을 겪었다. 투표함 1개를 표본추출해 1천표를 조사한 재검표 결과 선관위가 마련한 기표용구인 붓두껍 이외에 도장 등 다른 기구를 사용한 표까지 유효표로 처리한 사실이 밝혀져 판독기가 오류를 범한 표를 따로 골라내 재확인했다.

○…하오 3시께 1차투표 개표결과가 발표된 뒤부터 재검표를 거쳐 하오 6시10분께 결선투표가 개시될 때까지 3시간 10여분동안 이회창 이인제 후보측은 숨가쁘게 움직였다. 이인제 후보측은 「4인 연대」의 결속력을 강화하기 위해서였고 이회창 후보측은 「4인연대」의 위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였다.

이인제 후보는 재검표가 진행되는 동안 귀빈실에서 이한동 김덕룡 이수성 후보 등을 만나 적극적 지원을 당부했다. 이인제 후보측의 김운환 김학원 의원 등도 「4인연대」 진영의 지구당위원장들과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재검표 시간이 의외로 길어지자 이인제 후보측은 『3위이하 후보를 지지한 대의원들의 이탈이 늘어나게 된다』며 재검표를 요청한 이한동 후보측에 한때 섭섭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김덕룡 후보는 박명환 의원 등 핵심측근들과 대책을 논의, 당초 약속대로 이인제 후보를 지지키로 의견을 모았다. 반면 이한동 이수성 후보측은 조직적 지지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았다.

하오 5시40분께 이인제 후보가 이한동 이수성 김덕룡 후보 등과 손을 맞잡고 대회장을 돌기 시작하자 이회창 후보도 핵심측근들과 함께 장내를 돌며 대응했고 양측을 지지하는 대의원들은 『이회창』 『이인제』를 연호했다.

○…이에 앞서 1차투표에 들어가기전 이인제 후보측이 「정견발표」를 요구, 한때 소란이 벌어졌다. 김영삼 총재의 연설이 끝난 직후 단상 맞은편 대의원석에 앉아 있던 송천영 위원장이 『의장, 긴급동의요』라며 중앙통로 쪽으로 걸어나왔고, 이에 청와대 경호원 5∼6명이 뛰어 나와 송위원장의 입을 틀어막았다. 경호원들은 송위원장의 손과 발을 하나씩 붙잡은 채 행사장 밖으로 끌고 나갔는데, 송위원장은 『정견발표 요구도 못하는데, 무슨 민주주의고 자유경선이냐』고 소리쳤다.<홍희곤·장현규·김광덕·권혁범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