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은 첼로의 세계로아름드리 가죽나무가 줄지어 선 서울 경복궁 옆 사간동 거리. 화랑이 밀집해 문화벨트를 이루고 있는 이곳 프랑스문화원과 이웃한 금호갤러리는 매주 토요일 하오7시30분 음악회장으로 변한다. 속빈 강정같은 대형무대나 턱없이 비싼 입장권과는 거리가 먼, 작지만 알찬 음악회가 거기서 조용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
미술관이 문을 닫은 시간, 2층 전시장에서 음악회가 열린다. 6월에 시작된 이후 청중이 매번 수용인원 150명을 넘었다. 입장료는 5,000원. 초대권은 한 장도 뿌리지 않기 때문에 모두 유료관객이다. 대부분의 음악회가 돈 내고 들어오는 관객보다 공짜표 손님이 많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음악회를 생각해낸 금호그룹 박성용 명예회장은 단골 청중의 한 명이다. 중국정부 초청으로 홍콩반환식에 갔던 6월28일만 빼고 지금까지 두 달간 꼬박 개근했다. 물론 표를 산다. 아는 사람이 오면 선물하려고 여러 장 사서 입구에 서 있곤 한다.
음악회는 1시간 남짓 열린다. 매달 주제를 정해 진행했다. 6월 피아노, 7월 플루트에 이어 8월은 첼로의 세계로 달린다. 지금까지 피아니스트 장혜원 신수정 김영호 김진호 문익주 전혜영, 플루티스트 김영미, 송여진, 송영지씨가 솔로 또는 듀오로 이 무대에 섰다. 모두 실력을 인정받는 연주자들이다. 이중 김진호씨는 남들의 곱절인 2시간을 연주하기도 했다. 플루트의 달 7월의 마지막 무대(26일) 주인공은 이혜경씨이다. 8월의 첼리스트는 양성원(2일), 이유홍(9일), 신상원(16일), 지진경(23일), 정명화(30일)씨이다. 또 금요일인 8일 에는 미국서 활동중인 바이올리니스트 줄리엣 강의 특별연주회가 있다.
전시장이지만 음향은 괜찮다. 10m의 높은 천장과 나무로 된 마룻바닥은 좋은 울림을 선사, 연주자와 청중을 만족시킨다. 사방의 흰 벽에 걸린 그림도 청중의 숨소리와 연주자가 빚어내는 음악을 가만히 귀기울여 듣는다. (02)758―1209<오미환 기자>오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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