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까지 조사 극도피곤” 조서 임의성 부인김현철씨는 21일 2차공판에서 『처음에는 언론의 여론재판식 보도에 억울해 했으나 수감생활을 통해 조용히 자기반성을 해왔다』며 『진실이 밝혀져 잘못이 있다고 판단되면 처벌을 달게 받겠다』며 시종 당당한 자세로 변호인신문에 답했다. 이날 법정주변은 1차공판때와 달리 세간의 관심이 줄어든 탓인지 한산한 분위기였고 방청석도 빈자리가 많았다.
○…이날 처음 현철씨 부인 김정현(37)씨가 남동생과 함께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정색 정장차림의 김씨는 현철씨가 입정할 때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으며 재판이 시작되기전에 잠시 기도를 했다. 김씨는 『매일 아침 15∼20분간 현철씨를 면회한 뒤 청와대에 들어가 식사를 하며 어머니(손명순 여사)에게 근황을 전한다』고 말했다.
남편얘기를 하며 간간이 눈시울을 붉힌 김씨는 『남편이 구속 2∼3일 뒤부터 안정을 되찾았고 지금은 체중만 7㎏줄었을 뿐 안압과 장염증세도 호전돼 수감생활에는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현철씨는 변호인신문에 대한 답변을 통해 김대통령과 오간 가족대화 내용을 소개했다. 현철씨는 『문민정부 출범후 아버님께 듣기 싫은 시중의 여론과 비판까지도 가감없이 말씀드렸다』며 『그러다보니 아버님으로부터 「자네는 항상 야당이야」라는 말을 들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또 김대통령은 가족들을 모아놓고 『대만의 장제스(장개석) 총통이 보석을 좋아하는 며느리에게 권총이 담긴 보석함을 주었다』는 이야기를 하며 『대통령의 가족들은 어떠한 이권에도 개입해선 안된다』고 말했다는 것.
○…이날 공판에서 현철씨측은 『검찰에 소환돼 처음 2, 3일간은 매일 새벽 3시까지 조사를 받아 극도로 피곤한 상태에서 조서를 읽지도 못한 채 서명날인했다』며 조서의 임의성을 부인했다.
현철씨는 『마녀사냥식여론몰이로 표적수사의 대상이 되는 바람에 자연인으로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기회를 잃고 있다』고 언론에 대해서도 불만을 강하게 토로했다.
○…현철씨는 1백억원의 출처에 대해 처음 언급하며 『14대 대선때 동문 기업인들이 모금해 준 돈으로 대선잔금이란 해석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92년 대선때 이들이 사조직의 사무실 임대보증금 등을 후원해줬고 선거후 조직들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남게 됐다는 것. 그러나 현철씨는 이 과정에서 92년 대선이전부터 동문기업인들로부터 지원금을 받았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히는 「실수」를 범하기도 했다.<이태규 기자>이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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