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도쿄(동경)교육대학 교수인 이에나가 사부로(가영삼랑·83)옹. 그는 오래전부터 국가를 상대로 길고 지리한 교과서 투쟁을 벌이고 있는 원로 역사학자이다. 지난 65년 자신이 집필한 교과서 「고교 일본사」에 대해 일본 문부성이 검정을 통해 내용을 변경·삭제하자 이에 항의, 소송을 제기한 바있다.당시 문부성은 교과서 검정 과정에서 중국에 대한 「침략」을 「무력진출」로 고쳤으며 「조선인의 반일저항」과 「난징(남경)대학살」부분을 삭제하는 등 교과서 내용중 민감한 부분을 대폭 수정했다. 이에나가옹은 역사적 사실을 마음대로 고치고 삭제하는 문부성의 검정에 대해 위헌적이고 위법적인 개입이라고 비판하며 단호하게 맞섰다. 그로부터 32년. 이른바 「이에나가 교과서 소송」은 줄기차게 이어져 왔다.
이에나가옹은 65년 소송을 포함 모두 3차례의 소송을 제기했다. 제1차 소송은 국가배상청구하는 민사소송으로 이에나가옹의 패배. 그러나 76년 두번째로 제기한 소송인 불합격처분 취소청구의 행정소송에서는 「이에나가 교과서 검정은 헌법위반」이라는 획기적인 판결을 받아낸 바 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제3차 소송은 84년 다시 제기한 국가배상 청구 민사소송(3차 교과서 소송)이다. 그는 80년, 83년도의 문부성 검정에 대해 다시 1차와 같은 내용의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번 소송과정에서는 지난 93년 고등법원으로부터 「난징대학살」부분 등 8개의 쟁점사항중 3개 부분에 대해 문부성 검정이 위법이라는 판결을 받아냈다. 이에나가옹은 나머지 5개 부분의 판결에 대해 불복, 대법원에 상고하며 투쟁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8일 일본 대법원 제3소법정에서는 이번 3차 교과서소송의 최종 변론회가 열렸다. 이 변론회를 끝으로 8월29일 대법원의 최종판결이 나오게 된다. 이에나가옹은 이날 변론회에서 『일본 헌법아래 최고의 재판소로서 부끄럽지 않은 판결을 내려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진인사 대천명」. 진실을 지키고자 노력해 온 원로 학자의 일생의 투쟁이 어떻게 막을 내릴지 궁금증을 자아낸다.<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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