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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후보 선출­여 최대주주 앞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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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후보 선출­여 최대주주 앞날

입력
1997.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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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산이 부서진 그이름 ‘민주계’/계보 단일후보 못내고 정발협도 사분오열/권력재편기 지역·정치성향따라 흩어질 운명신한국당 최대 주주였던 민주계는 7·21전당대회 이후 어떤 길을 걷게 될까. 이 물음에는 역설적인 2개의 복선이 있다. 하나는 민주계는 이미 다수계보로서 왕년의 위력을 완전 상실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번 경선과정에서 민주계 자체가 사실상 형해화 됐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민주계에 「속했던」 인사들의 앞날을, 민주계란 이름으로 묶어서 전망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 질수도 있다.

민주계는 경선이 시작되기 이전에 이미 도덕적으로 치명상을 입은 상태였다. 민주계를 대표할 경선후보조차 내지 못한 사정이 이를 잘 말해준다. 여기에다 정치발전협의회(정발협)의 공중분해는 민주계의 몰락을 부채질했다. 후보 지지를 둘러싸고 사분오열됐던 정발협 지도부의 불협화음은 민주계의 종언을 고하는 조종소리였고, 이 소리와 함께 민주계는 「후보 앞으로」를 외치며 각자 살길을 찾아 찢어졌다.

각 후보진영에 몸을 의탁했던 민주계는 이제 「○○○후보계」로 남게 됐다. 이들이 다시 하나가 되는 것은 어차피 불가능한 일이다. 당선자 이외의 후보진영에 속했던 민주계 인사들은 자신이 지지했던 후보와 함께 자연 비주류로 처지게 될 것이다. 12월말 대선이후 권력재편이 있게 되면 이들은 이 흐름에 다시 몸을 맡겨야 만 할 처지이다. 민주계 출신이란 「과거」와 상관없이 출신지역과 정치적 성향이 이들의 「앞날」을 결정짓게 될 가능성이 크다.

경선 과정에서 막판까지 중립을 지켰던 민주계 인사들은 적극적이든 소극적이든 당선자 체제로 흡수될 수 밖에 없다. 이들의 「선택」이 후보 당선에 일조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 가운데 부산·경남 지역 민주계 중진들은 각자 지역맹주를 꿈꾸며 본선과정에서 견마지로를 다할 것으로 보인다. 경선이후의 민주계 역할론이 벌써부터 거론되는 데에는 이런 배경이 깔려 있다. 이들은 그동안 흩어졌던 민주계 인사들이 일정한 목적을 위해 다시 모이게 될 것이라 말하고 있는데, 현재로선 기대난망이란 게 중론이다.

민주계 인사들의 앞날이 비관적으로 전망되는 또다른 이유는 이들이 경선과정에서 어떤 후보에게도 제대로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데 있다. 민주계란 이름으로 힘을 보태 주기는 커녕 대부분 후보로부터 크고 작은 원망을 샀기 때문이다. 경선과정에서 더러 비아냥의 대상이 되기까지 했던 민주계는 문민정권 창출에 공헌한, 정치사속의 계보로 남을 공산이 크다.<홍희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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