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야권은 20일 신한국당 대통령후보 경선판도가 「이회창 승리」로 굳혀졌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분위기다. 야권은 이제 그야말로 극적인 이변이 없는 한 이후보의 당선이 확실하다고 보고 이에 대비한 대선전략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양당은 그러나 이날 극적으로 이루어진 「4인연대」가 막판 판세를 뒤집어놓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은채 득실계산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내심 「이회창카드」를 선호해 온 국민회의측은 우선 신한국당 경선자체의 의미를 깎아내리면서 막판 변수를 예의주시했다. 조세형 총재권한대행은 이날 『부정선거의 모든 유형이 총동원된 경선이었다』고 총평한 뒤 『경선판도가 예상대로라면 대선전략에 특별한 수정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총재특보는 『신한국당 경선은 자격상실자들의 전쟁』이라면서 『혼탁선거 시비의 중심에 있던 이회창 후보도 자격상실자』라며 공격의 초점을 이후보에게 맞췄다. 다만 국민회의측은 신한국당 후보가 경선후 급격히 탄력을 받으면서 대세몰이에 나서는 상황에 대해선 적잖이 우려하고 있다. 임채정 정세분석실장은 『박찬종 후보의 사퇴로 경선 후유증이 최소화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경선후 집권여당의 프리미엄이 총동원되는 상황에 대한 적절한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민련은 그동안 가깝게는 예산 재선거(24일), 멀게는 올 대선에서의 충청권 지지기반 잠식과 여권세력들과의 보수연합 가능성 등을 의식, 이후보의 패배를 적극 희망해왔으나 이젠 체념하는 분위기다. 안택수 대변인은 『대세가 이미 이후보쪽으로 굳어져 나머지 후보들의 연대가 과연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결국 돈을 많이 쓴 순서대로 지지표가 나오는 것 같다』고 금품선거의 병폐를 꼬집었다. 강창희 사무총장도 경선과정에서의 상호비방전과 금품살포사례 등 선거폐해를 지적하면서 『이후보가 선출될 것으로 보지만 누가 되든지 이는 신한국당 대의원의 의사일뿐 국민들의 의사가 반영된 것은 아니다』고 경선의미를 평가절하했다. 이에 비해 이정무 총무는 『「4인연대」와 같은 막판 돌출변수를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아직은 이후보의 압도적 승리만을 장담하기는 이르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홍윤오·고태성 기자>홍윤오·고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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