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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는 선거풍토/유명상 전국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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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는 선거풍토/유명상 전국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7.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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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북 보궐선거는 여러가지 면에서 전국적인 관심을 끌 것으로 기대됐다. 두 거물 정치인이 맞붙은데다 연말 대선을 앞두고 새로운 선거풍토를 보일 것이란 점 등에서 그러했다. 그러나 선거전이 전개되면서 이같은 예상은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다. 선거일이 불과 6일앞으로 다가왔지만 다른 지역주민들은 박태준 전 포철 회장과 이기택 총재중 누가 이길 것인가에 관심을 두는 것이 고작이다.예상을 빗나가도 너무 빗나간 것이 극에 달한 불법·탈법 선거풍토다. 포항북 보궐선거는 포철 회장과 여당총수를 지낸 박후보와 역시 7선의원에다 민주당총재인 이후보, 여기에다 기성 정치권에 물들지 않은 이병석 신한국당후보 등 3명의 후보가 출마, 정책대결을 통한 멋진 페어플레이로 새로운 선거혁명을 이뤄낼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막판으로 치닫고 있는 선거전을 지켜보면서 유권자들은 실망을 넘어 분노를 느끼고 있다.

금품살포 향응제공 흑색선전 등 우리선거에서 나타날 수 있는 모든 불법·탈법 사례들이 판을 치고 후보진영간의 이전투구식 공방전도 여전하다. 한마디로 난장판이다. 지난 16일에는 포항시 우현동 대동우방아파트인근 상가주택에서 주민 10여명을 모아 금품을 제공하려던 모후보 선거운동원 2명이 적발돼 선관위에 넘겨졌다. 같은날 기계면에서는 모후보의 이름이 새겨진 은수저세트가 주민에게 돌려졌다. 또 이날 흥해읍에서 열린 정당연설회에서 모후보는 참석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1만원에서 3만원의 현금을 지급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밖에 주택가를 중심으로 금품·향응제공이 공공연하게 이뤄졌다.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단속을 의식해서인지 불법·탈법선거운동의 대상을 10명안팎의 소인원으로 삼는다는 것뿐이다.

정치인들은 틈만 나면 우리의 고질적인 정치행태를 개선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지만 바로 그 정치인이 정치판을 더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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