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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기자 남주환씨(함께 만들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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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기자 남주환씨(함께 만들어 봅시다)

입력
1997.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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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만들기 생각보다 쉽답니다”/설계 상세해야 자재·시간 절약/이사갈 때 감안 나사못으로 조립남주환(사진기자·36·서울 노원구 공릉3동)씨는 목공이 취미다. 회사에서 새 기계를 외국에서 도입하면서 나무상자가 버려지자 집으로 들고 왔다. 공사장에 버려진 나무도 좋은 것은 줏어온다. 이런 나무를 그는 다락에 차곡차곡 쌓아놓고 있다. 『시간이 나면 멋진 것을 만들겠다』고 생각하면서.

그런 그가 역작으로 생각하는 것은 3년전 만든 침대와 책상. 퀸사이즈 2인용 침대(210㎝×160㎝)는 안방에서, 1인용 침대(210㎝×110㎝)는 애들방에서, 책상은 그의 서재에서 은은한 소나무 무늬로 집안 분위기를 살려준다.

『처음에는 침대를 사려고 했다』는 남씨는 막상 가구점에 가보니 단순한 형태의 침대가 값이 너무 비싼데 놀랐다. 원목으로 책꽂이도 만들었던 경험이 있던 터라 아예 침대도 만들자고 나섰다. 나무는 장식성을 고려해서 미송을 골랐다. 목공소에 물었더니 나무값이 너무 비쌌다. 그래서 그는 나무 「도매시장」, 제재소를 찾았다. 아예 12자(3m60㎝)짜리 통나무를 사서 4㎝ 두께로 켰다. 봉고차 하나가득 되는 원목이었지만 가격은 22만원.

남씨는 나무를 한달동안 빈방에 놓고 말렸다. 이때 커튼을 치는 것이 요령. 『그늘에서 말려야 나무가 터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또 나무더미 위에 무거운 것을 올려놓아야 뒤틀어지지 않고 모양이 잡힌다.

마른 나무로 작업을 하기 전에 필요한 것이 가구설계도. 『원하는 모양에 따라 상세한 도면을 그리라』고 남씨는 권한다. 그래야 비싼 원목에서 버려지는 부분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 남씨도 설계에만 2달을 잡아먹었다.

도면이 완성되자 그대로 자르고 대패질을 했다. 이를 위해 전기대패(10만원)도 서울 청계천의 공구상가에서 샀다. 마무리 부분은 사포질도 했다. 이사갈때 뗐다 붙였다 할 수 있도록 모든 조립은 나사못으로 했다. 드릴로 구멍을 뚫은 뒤 나사를 박아주었다. 마지막으로 투명래커를 칠해 무늬를 살렸다.

2인용 침대와 1인용 침대는 만든 법이 다르다. 1인용은 바닥부분을 잡목위에 합판을 친 형태로 만들어 이부자리를 펴서 쓰는 반면 2인용 침대는 침대의 틀을 나무로 만든 후 내부에는 가구점에서 산 이중 매트리스를 넣었다.

남씨가 심혈을 기울인 부분은 2인용 침대의 머릿장 부분. 43㎝ 폭으로 만든 이 머릿장 속에는 여행가방, 철지난 옷 등이 깔끔하게 치워져 있다.

침대를 만드는 동안 나무를 잡아준 아내 이미경(33)씨는 『뭐든지 잘 만드는 것은 좋은데 망치고 못이고 치우는 일은 내가 도맡아야 하니까 이제 그만 만들라고 했다』고 옆에서 거든다. 말하자면 남씨가 요즘 기다리는 것은 시간 날때가 아니라 아내의 금 「작」령이 풀릴 때이다.<서화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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