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빠이 저작권 소멸”

◎일 대법 판결 “90년 5월로 보호기간 50년 끝나”해군 복장에 파이프를 물고, 시금치를 먹으면 괴력을 발휘하는 인기 만화의 주인공 「뽀빠이」의 저작권은 언제까지 유효할까.

일본 대법원은 17일 뽀빠이의 저작권이 이미 소멸됐다고 판결했다. 1929년 처음 등장한 뽀빠이의 저작권은 미일전쟁에서 강화조약 성립까지의 기간을 제외하고 50년의 세월이 경과한 1990년 5월이 소멸 시점이라는 것이다. 이번 판결에 따라 앞으로 일본에서는 비상업적인 출판물 등에 뽀빠이 도안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재판은 일본의 한 잡화메이커가 뽀빠이 무늬를 사용한 넥타이를 판매하자 그동안 뽀빠이를 법인저작물로 관리해 온 미국의 킹 피처스사 등 3사가 이 넥타이의 판매금지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해 이루어졌다.

초점은 공표후 50년으로 정해진 저작권 보호기간의 기산시기. 2심에서는 「연재만화의 등장인물은 새로운 작품에 게재되면 저작권의 보호기간이 새롭게 시작된다」며 문제의 넥타이가 저작권법을 위반했다고 판결했다. 결국 최종심에서 『최초로 등장한 시기부터 계산해야 한다』며 2심 판결을 파기한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독점적 사용이 가능한 상품·상표로서의 복제 등은 계속해서 금지된다고 해석,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으로 넥타이의 판매를 금지시켰다.<도쿄=김철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