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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패션거장 베르사체 피살 충격/용의자는 20대 동성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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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패션거장 베르사체 피살 충격/용의자는 20대 동성애자

입력
1997.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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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신재민 특파원】 15일 발생한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 패션디자이너 잔니 베르사체(50) 피살사건으로 미국은 물론 전세계 패션계가 커다란 충격을 받고 있다.베르사체는 이날 아침 7시께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비치 자신의 별장앞 계단에서 흰색 티셔츠와 짧은 바지차림에 배낭을 멘 20대 백인 청년이 쏜 총에 머리를 맞아 살해됐다. 리처드 바레토 마이애미 비치 경찰서장은 『이번 사건을 마피아식의 청부살인으로 단정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지만 사전계획된 범행임에는 틀림없다』면서 『범인은 미연방수사국(FBI)의 10대 수배자 명단에 오른 연쇄 살인사건 용의자인 앤드류 쿠너낸(27)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바레토 서장은 『고급 동성애(게이) 남창인 쿠너낸이 올 4월 미네소타주에서 2명의 게이 파트너를 살해하는 등 모두 4차례에 걸쳐 살인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한 FBI요원은 『베르사체가 쿠너낸과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인지 혹은 서로 동성연애를 해왔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지 경찰은 유력한 용의자인 쿠너낸이 주로 자신과 동성연애 관계를 가져온 인물들을 살해했다는 점을 중시, 베르사체의 과거행적과 동성연애자일 가능성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한편 베르사체의 피살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 파리 밀라노 등 세계 패션계는 경악하고 있다.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인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잔인한 범행에 너무 충격을 받았다』 라고 추모했다.

캘빈 클라인도 『세계의 패션업계는 우리 시대의 중요한 인물을 잃었다』며 애도를 표했다. 베르사체의 의상을 좋아했던 다이애나 영국왕세자비도 성명을 내고 『그처럼 위대하고 재능이 많았던 사람을 잃어버렸다는데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밝혔다.

◎베르사체는 누구/세계 100여곳 체인점 연예인에 인기

15일 피살된 잔니 베르사체(50)는 조르지오 아르마니와 함께 이탈리아출신의 세계적인 패션 거장이다.

그는 46년 이탈리아 남부 빈촌 칼라브리아의 레지오에서 태어나 봉제사였던 어머니로부터 패션을 배웠다. 그는 72년 밀라노에서 기성복 디자이너로 일하기 시작한뒤 78년 밀라노의 패션중심가인 비아 델라 스피가에 자신의 이름을 딴 체인점을 열어 기성복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는 화려하고 섹시한 옷을 주로 만들어 현재 전세계 100여곳에 체인점을 내고 남녀기성복과 액세서리, 향수 등을 팔아 15억달러(1조3,500억원)의 재산을 모을 정도로 성공했다. 특히 「힙허그스」 등 몸에 달라붙는 옷과 형광색까지 쓰는 과감한 옷은 연예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는 여동생 도나텔라와 동생 산토 등을 사업에 참여시키는 등 가족중심 경영을 했으며 최근 내놓은 상표인 「베르수스」 「이스탄테」는 젊은층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권대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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