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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선거혁명은 ‘신세대’ 반란이 일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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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선거혁명은 ‘신세대’ 반란이 일궜다

입력
1997.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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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지 7월21일자멕시코 선거가 실시된 지난주. 멕시코시티 남동쪽에 있는 산 안드레스 칼판 마을 투표구에서는 조아퀸 베르메오라는 한 젊은이가 투표장에 깜짝 놀랄만한 새 스타일을 선보였다. 21세의 이 젊은이는 투표구를 향해 엄숙하게 줄지어 서 있는 주민들과는 달리 무지갯빛 선글라스를 낀 채, 은빛 광택도 요란한 패션 자전거를 타고서 이번 민주혁명의 전위로서 보란듯이 생애 처음으로 투표장에 나타난 것이다.

베르메오는 『1929년 이래 집권여당인 제도혁명당(PRI)엔 찍지 않았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야당이 상황을 바꿀 지는 잘 모르지만 아무튼 당장 일생에 도움이 안되는 쪽에는 절대로 찍지 않겠다는 것이 내 생각』이라고 말했다.

상하 양원과 주요도시 시장선거에서 집권여당에 치욕적 참패를 안겨주며 민주주의 새 시대를 연 이번 멕시코 선거혁명의 진앙지는 바로 베르메오와 같은 신세대들. 1920년대 이래 멕시코에 가장 거대하고 자유분방한 집단을 형성한 이른바 「나프타(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세대」이다. NAFTA에 따른 미국과의 활발한 교류의 영향을 받은 이들은 멕시코의 정치와 경제, 문화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을 약속하고 있다.

변화를 요구하는 NAFTA세대의 이같은 열망에 모종의 이데올로기적 뿌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NAFTA세대는 이제 점점 커져만 가는 빈부격차에 눈을 뜨고 있다. 또 구호뿐인 반미주의보다는 정직, 경쟁력 등 현실적 가치를 추구한다. 그들은 색안경을 끼고 바라봤던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 대해 솔직한 토론을 원하고, 부패 속에서 관료로 성장하는 쪽을 택하기 보다는 참신하고 새로운 모험산업에 뛰어든다.

이들의 정치 불감증, 충동적 열망 등은 섣부른 낙관을 어렵게 한다. 하지만 평균연령 29세인 멕시코의 젊은 검사들은 부패에 물들지 않고 소액 재판정을 멕시코 유일의 정직하고 능률적인 시스템으로 변화시키고 있다.<정리=장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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