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딱선 기적소리 노을속에 아련히…/여인의 살결처럼 부드러운 백사장 1㎞/계곡물같이 맑은 바다와 주변 기암절벽 어울려 태안국립공원 제1경 자랑서해안 한가운데를 길게 장식하는 태안반도는 해안선이 다채롭고 경관이 빼어나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있다. 만리포 해수욕장은 태안반도의 중심을 이루면서 바다쪽으로 가장 멀리 나앉은 뾰족한 가장자리에 자리한다. 바닷물은 계곡처럼 맑고 모래는 다른 서해안 해수욕장과 달리 희고 부드럽기 이를 데 없다. 주변이 기암과 송림으로 둘러 있어 태안해안국립공원의 제1경을 이룬다.
활처럼 휘어진 백사장이 1㎞ 가깝게 이어지며 물이 들고 날 때마다 유리알처럼 곱게 다져진 표면은 여인의 살결처럼 부드럽다. 수심도 아주 완만하다. 해수욕장 일대는 해안단애가 발달된 지역으로 모래밭 양쪽 끝에는 해안의 지층이 솟아오른 기암절벽이 펼쳐진다. 금상첨화로 벼랑 위에는 송림이 가득 덮혔고 그 너머에는 모항과 천리포어항이 있어 각종 해산물이 풍부하다.
이처럼 만리포 해수욕장은 백사장과 맑은 바닷물, 붉게 타는 서해낙조, 풍성한 해산물 등 어느 하나 버릴 것 없다. 숙박과 편의설도 예나 크게 달라진 것 없이 소박한 것이 흠이라면 흠이고 어찌보면 장점일 수도 있다. 도로사정 역시 아직은 그대로이지만 푸는 방법은 있다.
한마디로 서해안 해수욕장의 특성이 가장 절묘하게 갖춰진 곳으로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단위 피서지로 적격이다. 다만 아직은 먼곳으로 여겨져 한번 찾아가기가 망설여질 뿐, 섬 속에 든 듯 소박한 분위기와 충청도 특유의 느긋함과 풋풋한 정서 속에 묻히는 맛이 그만이다.
잠자리는 바다가 내다보이는 서해장(0455―72―9007)과 황해장(0455―72―9002)을 비롯해 청운장(0455―72―9772)과 경남집(0455―72―1151), 야자수민박(0455―72―9016) 등에 문의하면 된다. 모항의 송도모텔(0455―72―9092)도 벼랑위에 있어 경관이 빼어나다.
◎가는 길/삽교천 체증 심해 온양·해미로 우회
태안반도로 접근하는 길은 경부고속도로 평택에서 안중이나 둔포를 거쳐 삽교천―당진―서산―태안을 거쳐 들어가는 것이 정석이다.
수원과 인천에서 서해안 도로를 따라 내려가도 아산만부터는 같은 길을 타게 된다. 거의 왕복 2차선의 외통수길이어서 평소에도 소통이 원할하지 못하다. 휴가와 주말이 겹치고 자칫 사고라도 발생하면 요지부동이다. 그러므로 가급적이면 삽교천 상행선은 피해가는 것이 현명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돌아가는 것. 경부고속도로 천안 IC에서 온양―예산―덕산 온천―해미읍성―서산―태안―만리포 순이다. 이 길은 삽교천의 상습 체증구간을 피할 뿐 아니라 온천과 문화유적을 둘러보며 쉬엄쉬엄 가도 4시간30분이면 충분하다.
돌아올 때도 아침에 태안―서산 체증구간을 쉽게 빠져나오면 해미읍성과 개심사 마애삼존불, 윤의사고택 등을 살핀 뒤 다시 아산에서 충무공유적을 둘러보며 온천욕까지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있다. 서울(남부터미널)에서 태안과 만리포행 아침버스를 타도 걱정없이 빠르게 갈 수 있다.
◎먹을 거리/바닷장어 통구이·놀래미 7∼8월 감칠맛
모항은 만리포 해수욕장의 왼쪽 솔밭 너머에 있다. 모래밭 가장자리에 난 오솔길을 따라 송림 사이로 넘으면 4, 5분 거리다. 또 해수욕장 입구에서 새로난 포장길로 1.5㎞다. 해안단애가 가장 발달된 곳으로 서해안에서는 별천지를 이룬다. 인근의 연안어선들이 제발로 찾아들어 연안어족이 사계절 풍성하다. 특히 모항 앞바다는 서해안 바닷장어의 명산지고 7∼8월이 성수기다. 놀래미까지 성어기를 맞아 전국에서 제일 싱싱한 바닷장어와 놀래미를 즐길 수 있다.
「바닷장어 통구이」는 금방 잡은 장어를 툭툭 토막쳐 아무 양념없이 굵은 소금을 뿌려 숯불에 구워먹는 것으로 대표적인 별미다. 석쇠 위에서도 꿈틀대는 장어를 노릇노릇하게 구우면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가히 일미다. 어항 안에는 경관이 가장 잘 내려다보이는 반도회관(0455―72―7337)과 송도회관(0455―72―1616), 어항 앞에 자리잡은 오성회관(0455―72―0659)이 있다. 다채로운 식사를 원할 경우 해수욕장 안의 온양음식관을 찾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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