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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입력
1997.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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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만드는 건강·의학면 출범 16개월 맞아 월 1회 특집 마련한국일보사가 정확한 보건·의료정보 제공을 목표로 한국언론사상 처음으로 96년 3월 선보인 「의사가 만드는 건강·의학면」이 7월로 출범 16개월을 맞았다.

의사들이 직접 지면제작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돼온 「의사가 만드는 건강·의학면」은 지금까지 전국 50개 병원에서 엄선된 전문의 500여명이 필진으로 참여, 각종 질병의 예방과 치료법, 최신의학 등을 폭넓게 소개했다.

정확성과 전문성 측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한국일보사의 건강·의학면에 대한 독자들의 호응은 엄청났다.

객원편집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서울대 의대 김창엽(의료관리학) 교수는 『한국일보 건강·의학면의 장점은 어느 언론매체의 그것과 비교해도 돋보이는 기사의 전문성과 정확성』이라고 평가했다.

의사와 환자가 한국일보 지면을 통해 매주 만나 의견을 나누는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코너도 날로 인기를 더해 가고 있다. 매일 수십통의 편지와 팩스가 쇄도하고 있다. 정보전달의 일방성이라는 언론매체의 한계를 극복하고 양방향의 의사소통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독자들의 문의에 대해 충분한 답변을 못해온 것이 사실이다.

한국일보사는 이같은 점을 고려, 앞으로 월 1회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특집을 마련, 독자들의 의학·건강관련 궁금증을 하나라도 더 풀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또한 「의사가 만드는 건강·의학면」의 내용도 좀더 충실히 해서 독자들에게 좋은 정보를 제공할 것을 다짐한다.<편집자>

◎‘용종’ 대장 전체 절제하면 근치율 100%

(문) 20세된 아들이 혈변을 보아 장내시경 검사결과 0.3∼0.5㎜크기의 폴립(용종)이 무수히 많다는 진단을 받았다. 40세정도가 되면 암세포로 변하므로 26∼29세경 장을 전부 절단하고 인공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데, 다른 치료법은 없는지 궁금하다.(김삼중·서울 도봉구 쌍문3동)

(답) 대장에 발생하는 용종은 20세이하에서는 드물지만 40대중반 이후부터 늘어 전체인구의 5∼10%에서 볼 수 있다. 갯수는 대개 5개미만이다. 용종의 크기는 암발생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용종이 1㎝이하일 때 암이 존재할 위험성은 10%미만이나, 크기가 2㎝이상이면 암발생 위험성이 35%정도로 높아진다. 대장 용종은 대장내시경을 통해 간단히 제거할 수 있다. 그러나 현미경을 통한 조직검사결과 암이 있으면 개복한 뒤 대장의 일부를 절제해야 한다. 환자의 경우 유전성이 있는 가족성대장용종증으로 보인다. 전 가족이 반드시 대장내시경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 병이 있으면 13세께부터 용종이 발생하기 시작, 21세무렵이면 대장 전체와 직장에 1㎜∼수㎝의 용종이 수백개 생긴다. 이를 치료하지 않으면 거의 대부분 암으로 악화, 50세를 넘기지 못한다. 따라서 가족성대장용종증의 진단이 내려지면 용종이 생긴 대장 전체를 절제하는 게 치료원칙이다. 이는 암으로 변하기 전의 예방적 차원에서 하는 수술이므로 근치율은 100%이다.<민진식 세브란스병원 암센터원장·객원편집위원>

◎백반증환자 마사지나 필링은 도움안돼

(문) 4년전 탈모제 부작용으로 백반증이 생긴 25세 여성이다. 피부이식을 하려 했으나 눈두덩이는 이식이 불가능해 포기했다. 요즘 피부관리실을 다니며 마사지하고 있다. 필링을 하면 새 피부가 생성되는지.(대구에서 독자)

(답) 백반증은 비교적 흔한 피부질환으로 많은 치료법이 시도되고 있으나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환자의 발병원인은 탈모제가 변성돼 피부에 자극을 주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부 자극이나 상처를 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다른 환자에 비해 새 부위에 백반증이 생기거나 확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피부이식은 피부에 상당한 자극을 줘 위험할 수도 있다. 국소도포, 내복약, 광선치료 등 일반적인 치료법을 시도한 후 마지막으로 고려하는 게 바람직하다. 피부마사지는 해도 무방하나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필링(peeling)은 피부를 벗겨내는 시술로 백반증에는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필링을 한 부위의 피부색소가 소실돼 정상피부와 백반증이 혼재하는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 어려움이 많겠지만 충분한 시간을 갖고 기본적인 치료법부터 한가지씩 시도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박경찬 서울대 의대 교수·서울대병원 피부과>

◎생리불순 불임땐 배란이상 검진 필요

(문) 결혼 2년된 주부인 데 생리가 불규칙하고 아랫배가 몹시 차다. 이 때문인지 아직 임신이 안되고 있다. 병원에선 호르몬분비 부족이라고 한다. 임신은 불가능한지 알고싶다.(정선아·경북 영주시)

(답) 의학적으로는 1년간 피임하지 않고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가졌는 데도 임신되지 않으면 불임이라고 정의한다. 피임을 하지 않았다면 불임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매달 규칙적으로 생리하고 생리전 증상(하복부 팽만감, 유방통, 우울증, 부종, 피곤감 등)이나 생리통이 있으면 5%정도 예외는 있으나 대부분 배란이 일어나는 생리주기로 간주한다. 환자처럼 생리가 불규칙한 경우 배란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나 기초체온측정 초음파·호르몬검사 등을 해야 배란 이상유무를 진단할 수 있다. 배란이상일 경우 배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내분비질환(갑상선이상, 유즙분비호르몬 증가 등) 유무를 확인하고 이상이 없으면 배란유도체를 사용할 수 있다. 불임의 원인에는 배란장애 외에도 남성측 정자이상, 난관 및 골반내이상, 자궁의 구조적 이상 등이 있으므로 체계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원인을 찾지 못하는 불임도 10%정도 된다. 산부인과 불임전문의와 상의, 적절한 검사를 받기 바란다.<최두석 성균관대 의대 교수·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갑상선질환자도 정상 임신·출산 가능

(문) 34세된 아들이 대학생때 갑상선기능항진증으로 치료받은 적이 있다. 지금도 그 영향으로 몸이 비대하다. 지난해말 결혼했는 데 아직 아이가 없다. 갑상선질환과 임신과의 관계는.(박영태·강원 삼척시 원덕읍)

(답) 갑상선호르몬은 기계의 윤활유와 같은 역할을 한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기계가 헛돌아 체중이 줄고 땀이 많이 나며 손이 떨리고 안절부절하는 증상이다.

갑상선에서 호르몬을 많이 만들어내는 그레이브스병이 가장 흔한 원인이다. 환자도 그레이브스병을 앓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어느 정도 유전성이 있는 그레이브스병은 신체내 면역체계가 자신의 갑상선을 자극, 기능항진이 나타나는 자가면역성 갑상선질환이다. 평생 한두차례 병이 나타날 것으로 여겨지는 환자는 1∼2년간 약물치료를 한다. 재발이 잦고 여러차례 기능항진이 반복되는 환자의 경우 갑상선 제거치료를 하는 데, 이 때 기능저하증이 나타날 수 있다.

비만은 갑상선질환에 의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자가면역성 갑상선질환에 걸린 여성은 임신을 하기 힘들고 유산율도 높은 게 사실이나, 대부분 적절한 치료로 정상적인 임신과 출산이 가능하다. 남성은 수정의 역할만 하므로 갑상선질환이 불임의 원인은 아니다.<안일민 울산대 의대 교수·서울중앙병원 내분비내과>

◎용접기술자 두통 극심땐 ‘금속열’ 의심을

(문) 특수용접기능사인 오빠(25세)가 가슴이 답답하고 울렁거리며 머리가 깨질듯이 아프다고 호소한다. 오빠는 지하에서 항상 7∼8시간을 보낸다. 본인은 가스때문인 것같다고 한다. 망간중독은 아닌지.(김수경·부산 부산진구)

(답) 용접작업자에게 생길 수 있는 급성 건강장해에는 폐부종(폐에 물이 차는 병), 각막염, 금속열 등이 있다. 만성적으로는 기관지염, 진폐증, 중금속중독 등을 들 수 있다. 환자의 증상과 가장 비슷한 것은 금속열이다. 아연, 구리, 마그네슘, 망간 등의 흄(금속이 높은 온도에서 녹아 증발한 뒤 공기중에서 다시 작은 알맹이로 굳어진 것)이 있는 공기를 마시면 독감과 비슷한 증세를 일으키는 병이다.

일할 때 간혹 입안에서 금속맛이 날 뿐 특별한 증세가 없다가 8∼12시간 후 고열, 오한, 근육통, 쇠약감, 두통, 호흡곤란 등이 나타난다.

이런 증상은 24∼48 시간후 사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자의 경우 망간에 노출된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데다 특징적인 증상도 없어 단정할 수는 없으나 가능성이 전혀 없지도 않다.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산업의학 전문의와 상의하기 바란다.<정호근 아주대 의대 교수·아주대병원 산업의학과>

◎어린이 난시 안경쓰면 교정할 수 있어

(문) 5세, 6세된 딸이 난시가 심해 안경을 쓰든 안쓰든 시력이 0.5에 불과, 지난 3월부터 시력교정을 하고 있으나 안경착용 3개월 후 오히려 시력이 약간 떨어졌다. 안경을 계속 써야 하는지, 또 난시는 교정이 가능한지 궁금하다.(송계영·경기 광명시 하안동)

(답) 검사결과 난시 외에 다른 이상이 없다면 약시로 볼 수 있다. 어릴 때 난시나 근시 등 굴절이상이 심하면 망막에 상이 흐리게 맺힌다. 이를 조기 교정하지 않으면 나중에 안경이나 렌즈로 교정해도 정상시력이 나오지 않는다. 바로 굴절이상에 의한 약시이다. 이 경우 굴절검사를 통해 난시 정도를 확인한 뒤 눈에 맞는 안경을 착용해야 한다. 굴절검사는 조절마비제를 넣기 전과 넣은 후 각각 해야 한다.

이어 안경을 쓴채 한눈씩 교대로 가려주는 눈가림법이나 조절마비제 안약을 번갈아 넣어주는 방법 등을 통해 약시를 교정하게 된다. 환자는 나이가 어려 정상시력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 조절마비제 안약을 자주 사용할 필요는 없으나 치료목적이라면 장기적으로 쓰기도 한다. 심각한 약물 부작용은 거의 없으나 간혹 홍안, 발열, 빈맥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김효명 고려대 의대 교수·고대안암병원 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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