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북 “체제단속” 심상찮은 도발/황씨 증언이후 우리군 태세 시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북 “체제단속” 심상찮은 도발/황씨 증언이후 우리군 태세 시험

입력
1997.07.17 00:00
0 0

북한군이 16일 중동부전선에서 군사분계선을 침범, 아군의 전방경계초소(GP)를 공격한 것은 「명백하고도 중대한」 정전협정 위반이다. 북한군은 이날 군사분계선 침범에 대한 우리측의 통상적인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에 대해 즉각 조준사격과 10여발의 포격으로 대응함으로써 자칫 걷잡을 수 없는 확전상황으로 번질 수 있는 상황을 조성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특히 북한군이 아군에게 포격까지 가한 것은 70년대이후 처음이다.국방부는 북한이 이같이 무모할 정도의 「전의」를 드러낸데는 북한안팎의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군은 특히 황장엽 전 북한노동당비서가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김정일을 독재자로 강도높게 비난하고 북한내 치부를 낱낱이 폭로한뒤 북한측이 즉각 『천배 백배 보복하겠다』고 협박하는 등 불편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던 점에 주목하고 있다.

또 김정일의 권력승계를 앞두고 체제유지의 필요성이 높은데다 4자회담과 경수로사업 등을 앞두고 위기상황을 조장, 대외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의도도 포함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북한군부도 국지적인 무력도발을 통해 김정일에 대한 충성을 과시하는 동시에 우리의 대비태세를 시험해보는 양면의 효과를 겨냥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군이 이날 교전중 우리측이 대응사격을 가한뒤 15분이나 지난후에야 포탄을 쏘기 시작한 데는 북한군 고위층의 허락이 있었던 것으로 군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북한은 올들어서만 군사분계선을 5차례 침범하고 5월29일 이후에는 어선단속을 명분으로 서해상 북방한계선을 6차례나 월선했으며 지난달 5일에는 해군함정에 함포사격을 하는 등 도발의 강도를 점차 높이고 있다.

또 우리군의 정례군사훈련에 대해 인민무력부 대변인까지 나서 「대북 군사위협」이라고 비방하는 등 대남심리전에서도 심상치 않은 징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국방부의 판단이다. 국방부가 이날 북한에 대해 강릉잠수함침투사태이후 처음으로 경고성명을 낸 것도 북한의 이같은 의도를 간파한 때문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분석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북한의 이날 도발이 의도적이었다고 속단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앞으로 북한경비정의 북방한계선 월선이나 비무장지대에서의 군사분계선 침범 등 의도성이 농후한 도발에 대해서는 상응한 응징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경계태세(데프콘)의 격상 등 한미 협조가 필요하거나 정치적으로 예민한 조치는 하지 않더라도 휴전선일대와 서해취약지역 등의 경계수준은 상당히 높일 방침이다.

북한의 의도가 어떻든 이번 사태로 4자회담이나 대북쌀지원 대북경수로건설 등 전반적인 대북관계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측은 4자회담성사에 상당한 노력을 하고 있어 이번 사태와 연계하는 것을 꺼리고 있으나 국내적으로 대선을 앞두고 쌀지원 등 대북지원과 북한과 협상을 꺼리는 보수적인 분위기가 확산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송용회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