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계옥씨 주부 허전함 떨치려 시 쓰기 시작,이젠 제2의 인생한국여성정보원(원장 손봉숙)이 여성주간을 기념하여 처음으로 시도한 인터넷 여성컴퓨터백일장에서 주부 경력 23년의 중년여성이 장원을 차지했다.
손계옥(48·서울 서초구 잠원동)씨는 「행주」 「자화상」 「봄날은 간다」 「목련」 등 시 4편을 보냈는데 이중 주부의 고된 일상과 그 가운데서 솟아나는 남다른 자부심을 묘사한 「행주」가 특히 좋은 평가를 받았다. 「얼룩지고 곤죽이 된 몸 나를 버틸 수 없어/뜨거운 비눗물 탕에 들어가 찌든 피곤을 지우고/땀과 묵은 때, 배인 냄새들이 퉁퉁 불어오르면/비비고 문지르고 두드리고/…(중략)…/나의 자존심 추켜올릴 뽀얀 얼굴/흔들고 싶어」
손씨는 『살림만 하면서 20여년을 살았는데 애들을 생각하면 잘했다 싶지만 개인적으로는 늘 아쉬움이 있었다』며 그런 소망을 시에 담았다고 한다. 그의 일상은 「눈길이 닿는데로 정돈해야 맘이 놓이는」 「토끼잠을 자면서도 잠자는 시간이 아깝다는」 「가끔 혼자 여행을 떠나려고 맘 먹지만 한번도 떠나보지 못한 여자」라는 시 「자화상」에 잘 드러나 있다.
주부로서 느끼는 허전함을 떨치려고 시작한 것이 시쓰기. 아들(24)과 딸(21)이 이제 대학생이어서 시간이 많은 편이라는 손씨는 시쓰기와 책읽기로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다. 시를 써놓는 노트가 바로 컴퓨터. 아들이 고등학교때 쓰던 286을 「타자기」삼아 쓰고 있다. 당연히 인터넷은 할 줄 몰라서 이번 응모는 아들이 대신해줬다. 『아들이 할때 보면 참 재미있어 보이더라』고 인터넷을 평가하는 손씨는 부상으로 나오는 펜티엄 컴퓨터로 본격적인 네티즌이 돼보겠다고 다짐한다. 이번 공모에는 총 57편이 응모했으며 시상식은 15일 하오 3시 프레스센타 19층에서 열렸다.<서화숙 기자>서화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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