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YWCA이어 여성정치연도 오늘 토론회 개최/조용한 내조형만 앞세우기 보다는 올바른 전문견해 가진 여론전달자도 필요신한국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이 치열해지면서 영부인의 자질 논의가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14일 서울 YWCA가 「바람직한 대통령 부인상 찾기」를 주제로 토론회를 가진데 이어 16일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역시 「영부인과 정치인 아내의 바람직한 역할 및 위상」이라는 토론회를 열어 이상적인 영부인형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한국여성정치연구소 토론회에서 「한국 영부인론」을 발표할 이승희(40·한국여성정치연구소 부소장)씨는 『영부인은 선거를 통해 선출되거나 국가가 임명한 정치인은 아니지만 최고 권력자의 아내로 정치적 영향력이 큰 여성정치엘리트이므로 대통령선거에 앞서 그 유형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이씨에 따르면 영부인의 유형은 「전통 내조형」 「정치적 내조형」 「전략적 후퇴형」 「전문적 참여형」으로 나뉜다. 전통내조형이 프란체스카 여사나 손명순씨처럼 정치활동에 소극적이고 내조에만 신경쓰는 사람이라면 정치적 내조형은 육영수 김옥숙 이순자씨처럼 영부인 자리를 통해 적극적인 정치활동을 하는 유형. 이 유형은 잘못되면 이권개입형이 될 수 있다.
전략적 후퇴형은 전문직 여성이면서 정치활동에 소극적인 유형. 반면 힐러리 클린턴처럼 전문직 여성으로 활발한 정치활동을 펼치면 전문적 참여형으로 분류된다. 이 토론회에 참석하는 동덕여대 김경애(48·여성학과) 교수는 『안방 정치가 부패를 낳았던 정치사 때문에 조용한 내조만을 앞세우는 영부인에 대한 기대치는 바뀔때가 되었다』고 지적한다.
서울 YWCA 토론회에 참석한 정치평론가 김광식(41·21세기 한국연구소 소장)씨는 영부인의 자질로 「건전한 상식과 윤리의식」을 꼽았다. 한국신학대 한혜빈(43·사회복지학) 교수는 「사회의 어두운 측면에 대한 관심과 인간미」를 꼭 필요한 자질로 꼽고 『경제논리에 밀려 소홀해지는 사회복지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YMCA 시민중계실 신종원(38) 실장은 『여론의 전달자로 올바른 정치의식을 갖추라』고 주문하고 『환경 실업 사회복지 등 사회문제에 대한 판단력과 전문적인 견해를 가진 영부인이 나올 때』라고 말했다.
영부인으로 필요한 자질을 검증하기 위해 한국여성정치연구소는 최근 방송사와 공동으로 「후보자 부인 토론회」를 계획했으나 각 후보진영에서 고사해 무산되었다. 여전히 그림자 내조형으로 머물려는 후보 경선자 아내들의 의중을 시사해주는 셈이다.
한편 한국여성정치연구소가 지난 5월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54.7%)이 「대통령 후보 배우자의 이미지가 투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응답했으며 「정치에 관여하지 않고 사회봉사에 헌신하는 여성」(47.3%)을 선호했다. 「현모양처」(29%)와 「전문영역을 가진 적극적인 여성」(23.2%)은 상대적으로 지지도가 낮았다. 반면 정치인의 아내 100명은 「현모양처로 내조에 전념」(47.3%)하는 것을 「사회봉사정신」(37.4%)보다 중요한 자질이라고 꼽았다.<노향란 기자>노향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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