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그때가서 보자”신한국당 이수성 후보측이 15일 「중대결의」라는 큰 단어를 들고 나왔다. 이후보 경선대책위 이재오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서울지역의 합동연설회가 열리는 19일 이전까지 경선과정의 5대 의혹이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해소되지 않을 경우 새로운 중대결의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대변인의 성명서 발표가 끝나자마자 쏟아진 질문은 입을 맞춘듯 똑 같았다. 『중대결의가 뭐냐』 이대변인의 답변은 「예상대로」였다. 『그때 가서 보자』 이후보측이 말한 중대결의의 실체를 들여다 볼 수 있는 단서는 5대 의혹 내에 담겨 있다. 이대변인이 제시한 5대 의혹은 ▲연루자의 신원이 이미 드러난 괴문서 사건 ▲이회창 후보측에 의한 다액의 금전살포 사건 ▲이회창 후보측이 제주도에서 대의원에게 600여만원의 향응을 제공했다는 주장 ▲특정후보 사퇴를 전제로 차기 정권의 자리가 사전거래되고 있다는 주장 ▲후보들의 전력과 사상성 시비에 대한 항간의 설 등이다.
5가지 가운데 3가지는 박찬종 후보가 제기하고 있는 의혹이다. 이대변인은 『당이 이 모든 의혹의 진상을 해결할 능력이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당을 최종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김영삼 대통령의 뜻이 가시화될 때라고 본다』고 말했는데, 이 역시 박후보가 말하는 사태해결의 「수순」과 일치하고 있다. 사태대응의 보조를 박후보쪽에 맞춤과 동시에 박후보에게 일정한 힘실어주기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후보 진영이 현 사태의 본질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느냐이다. 이후보측은 당이 정권재창출에 성공하기 위해선 경선후 모든 후보가 결과에 승복해야 하는데, 현 상태대로라면 경선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하리라고 보고 있다. 예정대로 21일 전당대회가 열려 후보를 선출한다 해도 당이 4분5열되는 파국을 막지는 못하리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후보측은 자체설정한 19일 시한까지 타후보와의 연대 등을 통해 1차예선 2위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되, 의혹해소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경선 판 자체가 깨지는 방향으로 사태가 흐를 경우 경선불참을 포함,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나름의 명분을 가질 수 있다는 내부판단을 하고 있는 듯하다.<홍희곤 기자>홍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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