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그룹은 오너없는 회사다. 재계순위 8위의 거대기업이지만 뚜렷한 1인 대주주가 없다. 81년 창업주인 김철호씨가 타계한 뒤 사원회사로 전환돼 전문경영인인 김선홍 회장이 이끌고 있다. 김회장도 월급쟁이 회장에 불과, 소유와 지배구조 측면에서 이상적인 모델로 꼽혀왔다. 이같은 경영구조는 그러나 최근 자동차 구조조정론과 함께 인수·합병(M&A)대상으로 거론됐듯 끊임없이 M&A설에 시달리게 했다.기아는 여러 업종의 회사를 거느리고 선단식 경영을 하고 있는 다른 그룹과 다르다. 모기업인 기아자동차, 아시아자동차를 중심으로 계열사들이 관련 부품을 공급하는 수직계열체제로 돼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4월말 현재 28계 계열사를 거느린 기아그룹은 자산총액 14조5,940억원으로 재계서열 8위에 올랐다. 전체 종업원은 5만5,000명에 협력사만 5,000여개로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적지 않다. 국내 판매망만 1,200개에 달하고, 140개국에 수출하고 11개국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 국민차 사업에 참여, 세계 자동차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상태이다.
자본금 총액은 2조3,620억원이고, 부채는 12조2,310억원. 자기자본비율이 16.19%로 10대 재벌중 한진과 한화 다음으로 낮고, 부채비율(517.74%)은 반대로 한진 한화 다음으로 높다.
기아자동차 아시아자동차 기아특수강 기산 등 4개 주력기업의 매출이 전체의 85%가량을 차지할 만큼 이들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데 최근 3년이상 적자에 시달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말 현재 당기순손실은 1,290억원.
기아그룹의 이번 사태와 관련, 업계 일각에서는 전문경영인체제의 한계를 극명하게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정희경 기자>정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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