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배경 등 예의주시 득실계산도신한국당의 경선레이스를 관망하던 야권이 「돈 경선추문」을 계기로 일제히 대여공세의 포문을 열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신한국당 박찬종 고문의 폭로로 여당이 본격적인 내분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을 대체로 즐기는 모습이다. 반면 야권 일각에서는 이같은 폭로의 배경이 무엇인지를 예의주시하며 조심스럽게 득실을 계산하고 있다. 양당은 14일 간부회의를 통해 신한국당 경선이후 여권의 결집력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국민회의 정동영 대변인은 회의가 끝난뒤 발표한 성명에서 『이회창·박찬종 고문이 벌이는 타락경선 시비는 구악정치의 적자시비』라며 『이회창 후보는 돈정치로 장자, 이수성 후보는 지역주의로 차남, 이인제 후보는 박정희 따라하기로 막내가 됐다』고 신한국당의 유력주자들을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이어 『신한국당은 경선과정을 통해 신악정치를 보여 주었다』며 『돈정치 추문은 여당이 현철비리, 한보 및 대선자금 의혹 이후에도 아무런 반성이 없음을 입증한다』고 주장했다. 정대변인은 또 『6·27지방선거 당시 민주당의 장경우 후보는 당내 경기지사후보 경선에서 금품수수설과 관련, 검찰의 수사를 받았다』면서 『검찰이 여당후보를 수사하지 않는 것은 한통속이라는 반증』이라며 수사를 촉구했다.
김민석 수석부대변인은 회의결과를 전하면서 『박고문의 폭로에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관여 했다는 정보가 있다고 보고됐다』면서 『김영삼 대통령은 어느 후보에게 대세가 기우는 것을 막기 위해 경선에 개입하려 하고 있으며 이번도 예외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김부대변인은 이어 『김심의 개입사실이 드러날 경우 신한국당 경선은 대란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회의 정세분석실은 이날 『박고문의 폭로는 탈당의 수순밟기, 또는 몸값불리기라는 두갈래 관측이 있으나 현재로서는 판단을 유보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자민련의 안택수 대변인도 논평에서 『이회창 후보가 돈을 가장 많이 쓰는 3명의 여당후보중 하나라는 사실은 이미 공개된 비밀』이라며 『항상 입으로만 개혁을 부르짖는 신한국당은 실제 행동에서는 구한국만을 되풀이하는 이중적인 집단』이라고 비난했다.
이규양 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박후보는 검찰에 즉각 증인과 물증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중앙선관위가 조사 및 단속에 나선 것은 뒤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유승우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