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죽느냐 사느냐” 벼랑끝 격전/여 경선 잇단 「추문」 회오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죽느냐 사느냐” 벼랑끝 격전/여 경선 잇단 「추문」 회오리

입력
1997.07.15 00:00
0 0

◎금품설 진위따라 한명은 치명상… 후유증 예고신한국당 경선과정에서 불거져 나온 금품살포설, 사퇴압력설은 더 이상 변수라는 말로 표현할 수 없게 됐다. 판세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 정도가 아니라 경선구도 전체를 파국으로 몰아갈 수도 있는 대파란의 「뇌관」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한 후보가 다른 후보를 부정선거 혐의자로 지목했다는 점에서, 금품살포설이나 사퇴압력설은 후보들의 견제수단을 넘어 「죽느냐, 사느냐」의 혈투를 촉발시키고 있다. 6일 남은 경선의 후반은 추악한 이전투구로 얼룩질 게 자명하며 경선 이후의 후유증도 간단치 않을 전망이다.

초점은 박찬종 후보가 13일 『이회창 후보측이 거액의 금품을 제공했다』고 주장한 내용의 진위여부이다. 박후보는 14일에도 이후보측이 대의원들에게 향응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더욱이 박후보는 이후보측이 여러 인맥을 동원, 자신에게 후보사퇴 압력을 가했다고까지 폭로했다. 당 안팎에서는 『92년 대선때 박후보의 신정당후보출마와 선거운동 등에 관련된 손모씨가 그 일을 고리로 박후보의 사퇴를 요구했다』는 말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런 주장이 입증되면 경선구도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선두인 이회창 후보의 입지가 어려워지고 최악의 경우 사퇴론이 제기될 수도 있다. 지금의 판세가 요동칠 것이며 후보우열의 구도가 새롭게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아예 전당대회가 치러지지 못하는 극단적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반대로 박후보의 폭로가 허구나 과장으로 드러나면 박후보 개인이 정치적으로 매장되는 수준에서 매듭될 수 있다.

그러나 경선 이전에 금품살포의 사실여부를 명확히 판정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없다는 점이 사태의 조기수습을 어렵게 하고 있다. 또한 박후보 주장의 진위를 밝힐 주체가 명확하지 않고, 설령 검찰이 나선다 해도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조속한 진실규명을 해내기도 쉽지 않다. 박후보가 당의 진상규명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도 사태를 꼬이게 하고 있다.

당 선관위는 일단 박후보에게 「15일 출두」를 요구해놓고 있다. 박후보는 『당 선관위에 출두는 하되 증거는 내놓지 않겠다』며 『하루 이틀 지켜본 뒤 검찰이 계속 고소·고발없이는 수사할 수 없다는 자세를 고수하면 검찰에 증거를 제출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당 선관위는 일단 당 차원의 자체해결을 시도하겠다는 입장이다. 최소한 2∼3일은 당 내부의 절차에 소요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검찰이 개입해도 기초자료 조사 등에 시간이 필요해 전당대회 이후에나 사실여부가 드러나게 돼있는 것이다.

따라서 경선은 금품살포설, 사퇴압력설로 야기된 극도의 불신, 상호비방의 분위기에서 치러질 수 밖에 없다. 경선 이후에는 진위여부에 따른 또다른 파란의 가능성이 상존해 있으며 이와는 별도로 당 안팎에 감돌고 있는 분열의 조짐들이 현실화할 소지도 다분하다. 어느 경우나 심각한 「상처」를 예고하고 있어 파국의 음산한 기운이 신한국당을 뒤덮고 있다.<이영성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