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빈실 7인 어색한 침묵속 이수성 휘파람 ‘여유’/박 고문 “이 지사 대통령되면 다음경선 안나오지” 농담14일 전주 전북학생회관에서 열린 신한국당 전북지역 합동연설회는 금품살포설을 둘러싼 당내 이상기류를 반영하듯 시종 팽팽한 긴장감속에서 진행됐다. 각후보 진영은 연설이 진행되는동안 수시로 귀엣말을 주고받으며 기민한 움직임을 보였고, 일부 후보들은 아예 행사장내에서 별도로 만나 대화를 나누는 등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12일 제주도 연설회후 이틀만에 다시 한자리에 모인 7명의 후보들은 이날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귀빈실에서 얼굴을 마주쳤으나 금품살포설의 여파때문인지 시종 냉랭한 분위기였다. 하오 1시30분께부터 20여분동안 후보 전원이 자리를 함께 했지만, 어느 누구도 선뜻 말을 꺼내지 않아 어색한 침묵이 계속됐다. 특히 박찬종 후보는 연설회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회창 후보에 대한 공세를 계속했다.
이회창 후보는 연설시작에 앞서 금품살포설의 진상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사실이 없다. 여기선 그런 얘기하지 말자』며 구체적 답변을 피했으나 곤혹스런 표정이 역력했다. 이한동 후보는 귀빈실에서 다른 후보들과 악수를 마치기가 무섭게 『오늘 당 선관위에서 누가 오나』라는 뼈있는 농담을 던졌고, 최병렬 후보는 주변을 둘러보며 『무슨 할 말이 있나보다』라고 분위기를 유도했다.
○…이날 연설회는 연설내용 못지않게 다른후보의 「약점」을 겨냥한 탐색전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이수성 후보는 귀빈실에서 어색한 침묵이 계속되자, 휘파람을 부는 「여유」를 보여 여러 해석을 유발했다. 그는 이어 행사장으로 입장하는 이회창 후보에게 『신뢰가 떨어져 걱정』이라고 말을 건넸고, 이회창 후보는 『경선자체가 문제』라는 묘한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박후보는 기자간담회를 마친뒤 잠시 귀빈실에 들러 『이래서 되겠느냐』며 각 후보들과 악수를 나누었는데, 그는 이인제 후보에게 『이동지는 대통령이 되면 다음 경선에는 후보로 안나올 것 아닌가』라고 농담을 걸기도 했다. 박후보는 이 자리에서 이회창 후보와 악수를 나누었으나 서로 아무런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
○…이날 각 후보들은 전북에 정치적 연고가 있는 김덕룡 후보에 대한 「찬사」를 연발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수성 후보는 『학교생활때부터 훌륭해 큰 일을 할 재목으로 생각했다』고 치켜세웠고, 이인제 후보는 『21세기에도 김후보를 모시면서 따를 것을 약속드린다』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유도했다.<전주=장현규 기자>전주=장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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